왕젠린 다롄완다 그룹 회장 /바이두
중국 금융 당국이 왕젠린 회장이 이끄는 다롄완다 그룹의 해외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은행권에서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0일 국유 대형은행 경영진과 만나 완다에 대한 대출 중단을 명령했다.
완다가 추진해 온 해외 인수는 총 6건이다. 할리우드 영화사인 레전드리 엔터테인먼트, 미국 극장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등이 그 대상이다. 6건 중 4건의 거래는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모두 종료됐으며 나머지 2건은 진행 중이다.
완다가 진행한 지난 5년간의 거래가 지난해 시행된 자본유출 규제에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무원은 작년 11월 자본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기업들의 역외 해외 투자에 대한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이후 중국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인수 건이 크게 위축됐다. WSJ에 따르면 당국은 완다가 보유한 해외 자산을 회사의 본토 상장사에 투입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이달 초 완다가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에 갑작스럽게 대규모 자산을 매각한 것도 이번 조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완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테마파크와 쇼핑센터, 호텔 등으로 구성되는 13개 문화·관광 프로젝트의 지분 91%와 호텔 76개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수낙에 632억위안(10조7,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부채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대규모 테마파크 계획을 내놓은 지 한 달도 안 돼 관련 자산을 모두 매각키로 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 대출 제한 명령에 비추어보면 완다가 당국의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다는 지난달 당국이 해외 인수합병과 관련해 관련 대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한 대형은행 관련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