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록 대표변호사 "전문성+협업DNA, 율촌만의 최고 강점이죠"

<20살 청년된 '법률가 마을' 율촌의 우창록 대표변호사>
변호사 6명으로 기틀...직원 700명의 '톱5' 로펌으로 성장
'고객 기반 평가' 없애 모든일을 내 일처럼 열정적으로 처리
1998년 TRS 소송 등 해결...믿음직한 구원투수로 발돋움
'보람·행복-고객만족' 중심, 앞으로의 20년 성장 이끌 것

법무법인 율촌이 오는 24일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지난 1997년 6명의 변호사가 함께 첫 기틀을 만들었던 ‘법률가의 마을’은 이제 스무 살 청년이 됐다. 스무 살이 되는 동안 변호사·회계사·변리사 등 420여명의 전문가와 280여명의 직원 등 총 700여명이 함께하는 국내 톱5 대형 로펌으로 성장했다. 다른 로펌들이 성장을 위해 필수로 선택한 인수·합병 없이 자체적으로 이뤄낸 성과다.

20년간 율촌 성장의 중심에 서 있는 우창록 대표변호사는 17일 서울경제와 만나 “율촌의 변호사들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전문성에 협업 정신을 더한 팀플레이가 최고 장점”이라면서 “변호사들이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협력하며 열심히 일해줬기 때문”이라고 공을 소속 변호사들에게 돌렸다. 우 변호사는 “제 경험상 변호사 업무는 자발성과 창의성이 없으면 탁월해질 수 없다”며 “자발성과 창의성은 고객과 동료를 도와주는 게 아니고 내 일처럼 여겨야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율촌이 자랑하는 협업정신의 DNA는 설립 초기부터 각인된 것이었다.

우 변호사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율촌의 사무실을 구할 때부터 ‘협업’을 먼저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여명으로 출발했지만 사무실 계약의 우선 조건은 바닥 면적이 넓은 곳이었다”며 “모두 한곳에 있어야 일하기가 좋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당시 로펌들이 모여 있던 서초동과 교대 근처에는 넓은 사무실을 구하기 어려워 바닥 면적이 큰 곳을 찾아 현재 율촌이 둥지를 튼 삼성동 테헤란로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한 공간에서의 협업을 중시하며 1개 층에서 시작한 율촌은 현재 13개 층을 쓰는 대형 로펌으로 성장했다. 20주년을 맞은 올해 더 넓은 새 둥지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로펌과 달리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고객 기반의 평가요소를 없앤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율촌 설립 초기 우 변호사를 비롯해 고객 기반이 넓은 특정 변호사에 사건이 집중되자 그는 과감히 고객 기반 평가를 없애고 사건을 공동의 성과로 돌렸다.

우 변호사는 “고객 기반에 기초한 성과 평가 요소를 없애야 남의 일이 아닌 내 일 같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면서 “경쟁구도를 만들지 못한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나오지만 이 부분은 율촌만의 차별화된 포인트 중 하나로 시대가 바뀌더라도 이러한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차별점을 바탕으로 율촌은 법조계에서 ‘가장 믿음직한 구원투수’로 발돋움했다. 대형 로펌들이 두 손을 든 사건도 율촌이 맡으면 결과가 뒤집혔다. 실제 율촌 설립 초기인 1998년에 맡은 국내 증권사와 글로벌 투자은행 간 총수익스와프(TRS)를 둘러싼 소송은 율촌의 저력을 대내외에 알린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글로벌 투자은행이 설계한 파생금융상품 거래에 국내 금융기관들이 수조원을 투자했다가 외환위기로 환율이 치솟으며 엄청난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였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국내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정산금지급 소송’을 준비했다. 대형 로펌들은 애초부터 싸움이 안 된다며 포기했지만 율촌은 달랐다. 우 변호사를 비롯한 율촌의 금융분쟁팀은 1980년대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 대응해 나갔다. 결국 한국과 미국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국내 금융기관이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끌어냈고 이 과정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소개되는 등 율촌을 국내외에 크게 각인시킨 사건이 됐다.

우 변호사는 “문제의 본질은 반드시 크고 어려운데 있는 게 아니어서 의외로 쉬운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는데 남들과 차별화한 생각으로 이러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게 율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우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율촌의 앞으로 20년 성장 전략과 관련해 “대내적으로는 보람과 행복, 대외적으로는 고객 만족이라는 두 가지 축이 앞으로 율촌의 20년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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