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19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오찬 회동에 거듭 불참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제1야당으로서 정치적 선명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다른 야권에서는 “토라져 있을 한가한 때가 아니다”라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나 오찬 회동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신임당직자 임명장 수여식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통과 당시) 자신들이 집권하면 재협상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는 오히려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 않냐”며 “한미 FTA를 슬쩍 넘어가려는 이런 들러리에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이 여러 정당 중 하나로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는 것보다는 제1야당으로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더욱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지난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저들이 본부중대(더불어민주당), 1·2·3중대(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를 데리고 국민을 상대로 아무리 정치쇼를 벌여도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간다”며 한국당이 다른 당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비주류 출신으로 최근 한국당 대표로 취임한 만큼 선명성을 강조해 당내 지지기반을 모으려는 노림수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특히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홍 대표를 향해 “애들도 아니고 감정풀이를 하며 토라져 있을 한가한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 때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신 분이라면 개인적인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나라를 우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