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사랑한다’ 첫방] 임시완X임윤아X홍종현, 비주얼+연기력=합격

비주얼도 연기력도 합격점이다. 임시완, 임윤아, 홍종현은 얽히고설킨 운명의 실타래 속 각자의 캐릭터를 정확히 잡아냈다. 훈훈한 눈호강으로 시작한 세 사람의 삼각 로맨스는 깊어지는 감정선을 타고 퓨전사극만의 매력을 더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극본 송지나, 연출 김상협) 1·2회에서는 고려의 왕세자 왕원(임시완 분)과 당찬 여인 은산(임윤아 분), 세자의 벗 왕린(홍종현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어린 시절 특별한 인연을 쌓은 세 사람은 7년 후 재회했고, 운명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사진=MBC ‘왕은 사랑한다’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팩션 멜로 사극. 우리나라 최초 혼혈왕인 충선왕(왕원)에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아름답고 처연한 인연이 있었다는 가정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아버지인 충렬왕(정보석 분)과 어머니이자 원나라의 공주인 원성공주(장영남 분) 사이에서 “오랑캐의 피가 섞인 잡놈”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란 왕원(아역 남다름)은 열두 살에 왕린(아역 윤찬영)을 만나 둘도 없는 벗으로 지내게 됐다.

왕원은 왕린을 통해 보다 넓은 세상을 알게 됐으며 함께 손을 잡고 궁 밖을 나서기도 했다. 그러던 중 도적떼가 고려 최고의 거부 은영백(이기영 분)의 가족을 습격한다는 것을 알고 그 뒤를 쫓았으나 예상보다 더욱 강력한 도적떼를 마주하고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채 그저 숨어만 있었다.

사실 이 도적떼 사건은 왕린의 둘째 형인 왕전(윤종훈 분)이 은영백의 딸인 은산(아역 이서연)과 혼인하기 위해 꾸민 자작극. 권문세족의 실세인 송인(오민석 분)이 왕린의 뒤에서 만들어낸 계략이었다. 도적떼는 결국 은산의 어머니(윤유선 분)까지 죽이고 말았고, 구해주는 척 뒤늦게 나타난 왕전은 은산을 몸종으로, 몸종 비연(박지현 분)을 은산으로 오해했다.

집으로 돌아온 은산은 “감히 고려 땅에 내 사람을 건드릴 도적떼가 있었다니”라고 분노하는 아버지에게 “돈을 준다는데 들은 채도 안하고 무조건 죽이려고 했다”며 도적떼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은영백은 비연을 은산으로 살게 한 후 은산에게는 집을 떠나 있으라고 설득했다.

/사진=MBC ‘왕은 사랑한다’
한편 왕원은 은산의 어머니가 죽기 전 부탁한 유언을 전해주기 위해 몰래 은산의 집에 들어갔다. 왕원 또한 은산이 몸종인 줄 알고 있는 상태. 그는 우연히 만난 은산에게 “누구도 미워하지 마라 언제나처럼 웃고 달리며 살거라. 그게 어미의 소원이다”라는 유언을 들었다며 딸에게 전해 달라 부탁했다.

왕원은 이어 자신이 비겁함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자신의 생각만 했다고 진심으로 반성했다. 어머니가 죽은 후 계속 충격에 빠져있던 은산은 처음에는 왕원을 경계했으나 유언을 들은 뒤 차마 숨길 수 없던 눈물을 내보였다. 왕원은 그런 은산을 조심스럽게 위로했다.


7년 후, 동안거사 이승휴를 찾아온 왕원과 왕린은 은산과 마주쳤다. 은산은 왕원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왕원은 “우리 만난 적 있다. 내가 널 안다”며 이전의 인연을 기억해냈다. 이승휴를 만나게 해달라는 이유로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은 이승휴가 왕원의 질문을 받아주는 것을 걸고 보격구 내기를 하게 됐다.

은산이 다섯 점을 낼 동안 왕원이 한 점만 내면 이기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보격구를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왕원은 은산에게 내리 4점을 내줬고, 마지막 한 점을 두고 왕원이 쳐낸 공이 이승휴의 술항아리를 깨면서 시합은 종료됐다.

오랜 벗이 일 년에 딱 열두 동이만 준다는 귀한 술이 깨져 시무룩해진 이승휴는 왕원에게 질문을 들어주지 않겠다고, 은산에게 격구 대회에 출전하지 말라고 했다. 왕원과 은산은 내일 조반상에 술을 올리도록 할 테니 질문과 격구 대회를 허락해달라고 청했다.

은산은 말한 바를 지키기 위해 직접 술을 가져오겠다며 길을 나섰다. 생전 처음 가보는 산을 올라야 하는 것임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그리고 그 뒤를 왕원과 왕린이 따랐다. 두 사람은 은산에게 “함께 가면 덜 외롭고 힘들 것”이라며 “같이 갈 테니 술 한 잔만 나눠달라”고 부탁했다.

/사진=MBC ‘왕은 사랑한다’
세 사람은 절벽을 사이에 두고 위태롭게 걸쳐진 다리를 건넜다. 그러다 그만 다리가 끊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가까스로 반대편에 도달한 왕원은 은산을 구하다 포옹하게 됐고, 이를 왕린이 지켜봤다. 세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고, “이것은 너를 나보다 더 사랑해버린 나의 이야기다”라는 왕원의 내레이션으로 2회가 마무리됐다.

7년 전과 후 모두에서 높은 몰입도를 이어갔다. 우선 아역들이 맡은 연기를 충실하게 해냈다. 특히 임윤아와 임시완의 아역은 성인역과 이미지도 많이 닮아 싱크로율이 높았다. 아역의 연기 중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임윤아 아역의 눈물 연기였다. 어머니를 잃을 슬픔과 억울함을 누구보다 처절하게 표현해냈다.

성인 연기자들 또한 나무랄 데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먼저 세 사람의 비주얼이 ‘끝판왕’이었다. 청순하고 아름다운 미모를 통해 그야말로 ‘눈이 호강하는’ 드라마를 완성해냈다. 물론 비주얼만으로 모든 것이 완성되지는 않았다. 자연스러운 연기력이 이를 뒷받침했다.

임시완은 철없고 깐족대는 안하무인 세자 역에 완벽하게 빙의했다. 그의 옆에 선 임윤아는 청순한 외모와 달리 누구보다 당찬 역할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남자도 터프하게 제압하는 행동, 톡톡 쏘는 말투 등으로 인물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홍종현은 다정한 눈빛으로 여심을 저격했다. 임시완의 곁에서 그를 챙기는 어른스러운 역으로 삼각관계의 한 축을 담당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제법 괜찮은 시작이라고 할만 했다. 최근 퓨전사극과 사전제작 드라마의 성적이 썩 좋지 않았음에도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풋풋한 사랑의 시작을 펼쳐냈다. 다음 회부터는 왕세자의 역모죄 등 본격적인 사극 정치가 더해질 계획. 정치와 함께 깊어질 세 인물의 로맨스가 더욱 기다려지는 부분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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