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8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무역에 대한 전문가 포럼’에서 신승관(오른쪽)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무역협회
“미국 뉴욕, 중국 상해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한국 직원들의 현지 취업이 늘어나는 동시에 국내 본사에서는 해외면세점 관리담당 등 새로운 직무가 새로 생겼습니다. 수출 비중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외국어 역량 등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회사의 전반적인 급여체계와 성과급, 그리고 복리후생을 대폭 개선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업체 ‘해브앤비’ 엄정식 인사팀장)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정책 1순위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소비재 수출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소비재는 화장품이나 농수산식품, 생활유아용품 등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재화로서 주로 중소기업들이 생산하지만 국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소비재 수출을 전략적으로 확대해야 중소기업의 고용이 늘고, 결국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개최한 ‘좋은 일자리 창출과 무역에 대한 전문가 포럼’에서 최용민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수출 회복세가 많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주도하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소비재 수출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재 10억원 매출에 따른 취업유발인원은 12.7명으로 제조업 평균(8.3명)을 크게 웃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상품수출에서 소비재 비중은 13.4%에 불과하다. 중국과 독일은 각각 29.2%, 27.3%로 우리보다 2배 이상 높다.
또한 서비스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는 18.8명으로 상품 수출보다 2배 정도 높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액은 지난해 928억 달러로 세계 17위에 그친다. 최 실장은 “중소기업의 소비재 수출을 늘리기 위해 무역보험 및 금융지원 등의 부문에서 소비재 우대책 마련이 필요하고 서비스 수출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제조업과 동일한 지원책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8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개최한‘좋은 일자리 창출과 무역에 대한 전문가 포럼’에 참석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용민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 고대진 IBK 경제연구소장, 노건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과장, 이진면 산업연구원 본부장, 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이준호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 엄정식 해브앤비(주) 팀장/사진제공=무역협회
수출과 좋은 일자리의 상관관계는 여러 통계로도 증명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출기업 취업자수는 2006년 61만명에서 2015년 72만 4,000명으로 18.7% 증가해 같은 기간 내수기업 증가율(12.2%)을 크게 웃돈다. 또 2015년 기준 수출기업의 정규직 비중은 97.9%에 달해 내수기업(92.9%)보다 고용 안정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창출이 정책 1순위라면 수출을 전략적으로 늘려야 하는 유인이 충분한 것이다. 이날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고대진 IBK경제연구소 소장은 “수출의 고용기여도는 매우 높아 취업자 수 증가율과 정규직 일자리에서 수출기업이 내수기업을 앞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의 창업활성화 △게임 및 엔터테이먼트 등 문화콘텐츠 육성 △고용효과를 반영한 정책지원 등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준호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도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가 고용 증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제조업보다는 비제조업이, 일반기업보다는 혁신형 기업들의 고용 및 수출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며 “비제조 혁신형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에 정책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