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핀테크가 발달한 영국만 봐도 새로 열린 금융 시장 규모는 전체의 4~5%에 불과할 정도로 미약하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핀테크 경쟁에 직접 나설지, 아니면 신생 업체에 ‘작은 파이’를 양보하면서 추이를 지켜볼지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한 디지털전략 담당자는 “해외송금업의 경우 은행에서 인력구조 등의 문제로 신생 업체들만큼 수수료를 낮추는 게 어렵다”며 “소액해외송금 시장을 내주고 차라리 은행의 시스템을 빌려줘 그들 수익의 일부를 가져오는 게 낫다”며 고민의 일단을 내비쳤다.
은행 내부에서는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핀테크 업체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그때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과 초기 핀테크 시장을 놓칠 경우 만회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입장이 갈리고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득을 취할 것인지, 아니면 금융 혁신을 위해 좀 더 멀리 보고 핀테크에 대규모로 투자할지 은행들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