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프렌차이즈 업계의 민낯, ‘블랙리스트’로 가맹점 죽이기까지?



19일 방송되는 KBS2 ‘추적60분’에서는 ‘상생의 가면-프렌차이즈 공화국의 진실’ 편이 전파를 탄다.

프랜차이즈 공화국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작년에는 약 21만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치즈 통행세’를 비롯한 ‘갑질 논란,’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와 성추행 파문으로 인한 ‘오너 리스크’까지, 잡음 역시 끊이지 않고 있는데.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방패막이처럼 활용돼온 것은 본사와 가맹점주협의회 사이의 ‘상생협약.’ 그 가면 뒤에 감춰진, 프랜차이즈 업계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 단독 입수, 프랜차이즈판 블랙리스트!

인천에서 7년간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인 ‘피자에땅’ 가맹점을 운영했던 60대 김경무 씨. 사장님이 됐다는 부푼 꿈도 잠시,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 신청을 한 그는 현재 퀵서비스 일을 하고 있다. 장기간 매장에서 서서 일했던 그의 아내는, 양쪽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거동이 불편한 상태. 유일하게 남은 재산은 지하 월셋방과 피자를 만드는 도구 몇 개뿐이라는데. 김씨 부부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취재 도중, 우리는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피자에땅의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 일부 가맹점주들의 명단과 동향이 적힌 문건에는, ‘양도양수’ ‘포섭’ ‘폐점’ 등과 같은 수상한 단어들이 기록돼있었는데. 확인 결과, 주된 감시대상으로 보이는 7곳 중 6곳이 폐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 상태. 김씨의 매장 역시, 그중 한 곳이었다. 해당 점주들은 무슨 이유로 본사로부터 감시를 당하고, 또 폐점에 이르게 된 것일까.

“참 억울해요. 그런 것 보면.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악랄할 수가 있나“

- 피자에땅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협의회 전 부회장

▲ 어느 전직 가맹점 협의회장의 죽음


지난해 4월,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갑질 논란’을 빚은 미스터 피자의 정우현 전 회장. 당시 가맹점주 협의회장이었던 이 모씨는, 소위 ‘오너 리스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점주들과 함께 회장을 대신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런데 그런 그가, 지난 3월 14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갑작스런 죽음 뒤에는 거대 프랜차이즈 기업의 ‘갑질’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씨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15년, 가맹점주들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국정감사 증인출석이 예정돼있던 또다른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본사측은 불과 이틀을 남겨두고 협의회측과 ‘상생협약’을 맺으면서, 대표의 증인출석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난 점주들은 이후 본사측이 협의회 소속이 아닌, 다른 가맹점주들과 회의를 진행하는 등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각종 논란이 빚어질 때마다, 사태를 봉합해온 상생협약. 과연 이대로 좋은 걸까.

▲ 허울뿐인 상생 - 진정한 해법은 무엇인가

취재 도중, 한때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영어도서관’ 프랜차이즈 원장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체계적인 프로그램 제공과 월 천만 원의 높은 수익률을 약속했지만, 정작 현실은 달랐다는데. 그런가 하면 상장과 동시에 시가 총액 1조원의 신화를 쓴, 유명 스크린골프 업체는 올해 1월, 가맹 사업에 뛰어들면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이미 출혈 경쟁과 과도한 업그레이드 비용에 시달린 끝에 매장을 철거하거나 투신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과포화된 시장에서, 가맹점으로의 전환은 더 큰 고통만 안겨줄 뿐이라는 것.

하지만 해당 업체는 이미 5개 가맹점주 협의회와 의논하며 가맹사업을 준비해왔다고 반박했는데.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프랜차이즈 시장이 확대되면서 본사와 점주 간에 갈등도 급증하고 있다. 2003년 200여건에 불과하던 분쟁조정 접수건은 불과 10년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갑질의 그늘 속, 프랜차이즈 본사의 노예가 되어버렸다고 말하는 가맹점주들. 이들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정당한 권리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결국 이 시스템을 최초로 설계한 쪽에 계속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그 쪽에서 하자는 대로 계속 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가 되는 거예요“

- 곽철원 가맹거래사

이번 주 ‘추적 60분’에서는 ‘상생’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프랜차이즈 기업의 부도덕한 행태를 고발하고, 자영업자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프랜차이즈 공화국의 현주소를 되짚어본다.

[사진=KBS2 ‘추적60분’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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