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이 19일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훈련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여러분은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데는 두려움이 크겠지만 우리 팀 구호처럼 ‘원 보디’로 서로 믿고 하나 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한라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아이스하키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남녀 대표팀의 훈련 일정과 지금까지의 성과, 올림픽 이후의 비전 등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진행했다.
정 회장은 소문난 아이스하키광이다. 지난 1994년 안양 한라 구단을 창단했고 2013년 협회장에 취임하며 사재 20억원을 내놓기도 했다. 한라나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부인 홍인화씨와 함께 관중석을 지키고 원정에도 따라다닌다. 경기 후에는 부부가 늦은 밤까지 DVD 영상을 보며 경기를 복기한다. 국제연맹을 설득해 개최국 자동출전제도를 부활시킨 것도 정 회장이다. 하부리그에 머물던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는 미국·캐나다 등이 포함된 1부리그로 최근 승격했다.
정 회장은 이날 “한국 아이스하키는 올림픽만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올림픽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남녀 대표팀의 2022 베이징올림픽 자력 출전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제 협회장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입니다. 남녀 18세 대표팀의 경쟁력 강화와 아이스하키 전용 링크 건립, 평창올림픽 강릉하키센터의 사후 활용 추진 등은 꼭 마무리하고 떠날 겁니다.”
최근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추진에 대해서는 “나라의 큰 뜻은 따르는 것이 맞지만 선수를 보호하지 못하는 협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선수들에게 (엔트리 제외 등의) 피해가 가지 않도록 국제연맹을 통해서라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평창올림픽을 200여일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하는 선수들에게 미리 적어온 메모를 꺼내 읽어줬다. “우리만큼 축복받은 아이스하키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을 잘 치르고 해외에도 나가 우리 청소년들의 롤모델이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꼭 한국에 돌아와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어가주십시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