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3명이 할 재판을 단독판사가 한건 위법"

대법, 원심파기 환송 판결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에서 해야 할 재판을 단독판사가 재판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1년 이상 끌어온 재판은 1심부터 다시 하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상습특수상해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4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단기 1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한 제1심 관할법원은 지방법원과 그 지원의 합의부”라며 “그런데도 관할권이 없음을 간과한 채 심판한 1심과 2심 판결에는 소송절차에 관한 법령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 사건의 경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합의부가 제1심의 심판권을 가지고 항소사건은 광주고등법원에서 심판권을 가지게 된다.

임씨는 술에 취해 식당을 운영하는 남편 이모(53)씨를 부엌칼이나 톱·소주병 등으로 수차례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상습특수상해죄는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범죄이지만 법원의 판단 착오로 지방법원이나 지원 합의부가 아닌 지원 단독 재판부에 배당됐다.

1심은 징역 10개월을 선고했고 2심은 징역 8개월로 감형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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