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하성용 박근혜·'친박 의원'에 정치자금 후원

2012년 대선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후원…후원금 출처는?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지난 2015년 12월 경남 사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항공기 조립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비자금 조성·연임 로비 등의 의혹을 받는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전 대표가 친박(친박근혜)계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정치자금을 후원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국회의원 후원회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하 전 대표는 지난해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A의원에게 총 5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A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친박계로 분류된다. 국방위는 KAI의 주요 거래 상대인 방위사업청 등을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다.


하 전 대표는 2014년에도 당시 새누리당 친박계로 분류됐던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B의원에게 총 400만원을 후원했다. 2012년에도 하 전 대표는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000만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했다.

정치자금법은 후원자 1명이 후원회 한 곳에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선과 대선 경선 후보자의 후원회에는 1,000만원까지 낼 수 있다. 이에 하 전 대표의 후원이 위법은 아니다. 다만 하 전 대표의 후원금 출처가 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은 아닌지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하 전 대표가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원가를 부풀려 리베이트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연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또 하 전 대표가 측근들의 업체를 키워주는 등 회사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또 검찰은 KAI가 퇴직자들로 구성된 협력업체에 자본금을 출자하도록 요구했다는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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