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3일' 야구 미생들이 기적을 꿈꾸는 곳, '연천미라클'

23일 밤 10시 40분 방송되는 KBS 2TV ‘다큐 3일’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의 그라운드에서 어느 누구 보는 이도 없는데도 묵묵히 야구를 하는 이들의 열정을 전한다.

독립야구단 ‘연천미라클’의 선수들은 프로에 지명 받지 못했거나 부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프로구단에서 방출된 청춘들. 야구 미생들이 기적을 꿈꾸는 독립야구단 ‘연천미라클’의 72시간이 소개된다.

/사진=KBS2 ‘다큐 3일’


■ 야구 미생들이 기적을 꿈꾸는 곳, 독립야구단 ‘연천미라클’

매년 900여 명이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 지원하지만, 실제 프로 진출에 성공하는 이들은 단 10% 정도. 수많은 선수들이 포기하고 좌절하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붙잡고 다시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독립야구단 ‘연천미라클’이다.

2015년 3월 20일 창단된 ‘연천미라클’은 대기업의 후원이나 스폰서도 거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모인 팀이다. 연천 미라클은 창단 이후 5명의 선수가 프로에 진출하는 쾌거를 얻었다. 한화의 이원석 선수나 삼성의 이케빈 선수처럼 되는 게 연천미라클 선수들의 꿈이다. 오늘도 26명의 야구 미생들이 프로 진출의 꿈을 안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저는 매일매일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하는 것 같아요. 남들한테 그렇게 얘기 안하지만 사실 매일이 마지막이에요. 매일매일.

- 유지창 (29세, 주장, 2011년 NC 육성군 퇴단)

■ 야구를 할 수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다!

연천미라클의 선수들은 한 방에 15명씩 두 방에 나눠서 잔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위해서는 구단 식구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산 차를 타고 10여 분 거리의 주민센터까지 가야한다. 하루 종일 땡볕에서 연습하느라 땀에 젖은 운동복 빨래도 모두 직접 한다. 부상을 당해도 이들을 치료해줄 전담 물리 치료사가 없다.

선수들에게 월급이 지급되기는커녕, 오히려 선수들은 월 60만원의 회비를 내기 위해 주말에 이삿짐 나르기, 바텐더 등의 아르바이트를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들이 야구의 꿈을 놓지 않는 이유를 들어본다.

다시 프로를 가야겠구나.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했던 게 행복했구나. 이런 생각은 많이 하죠. 거기는 빨래도 다 알아서 해주고 도구 필요하면 다 줬었는데 지금은 저희가 회비도 내야 되고 스파이크, 글러브 다 사야되니까 좀 많이 부담이 되긴 하죠.

- 조원태 (26세, 2013년 삼성 퇴단)

제일 자신 있고, 제일 하고 싶고, 제일 잘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게 ‘야구’


- 최유진 (27세, 2010년 KIA 2차 9R 지명 미입단)

■ 함께 기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연천미라클의 기적은 여러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간다. 프로야구 초창기 MBC 청룡에서 현역 선수로 뛰었던 김인식(65세) 감독은 26명의 모든 선수들의 훈련을 직접 담당한다. 대학교 4학년 최솔 씨는 오로지 ‘야구가 좋아서’ 서울과 연천을 오가며 ‘연천미라클’ 홍보에 힘쓰고 있다.

배우 서휘 씨(25세)는 여자야구 대표선수를 목표로 연천미라클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임한다. 시원한 실내연습장보다 ‘연천미라클’과 함께 뙤약볕 아래에서 동고동락하는 길을 택했다.

남자 선수들 못지않은 기량을 보이는 여자 선수 어제인 씨(28세)는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유망주지만, 한국 프로야구에 도전하기 위해 연천미라클에서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

이 팀을 몰라서 후원 못해주는 사람도 진짜 많고 독립야구단이 잘 안될 것 같다는 생각도 많고. 그런 인식을 바꿔주는 역할을 너무 하고 싶어요. 이 선수들이 간절한 걸 알기 때문에.

- 최솔 (25세)

저를 여자 선수가 아닌 그냥 야구선수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최선을 다 하고 매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만들려고 노력할게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제인 (28세, 미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출신)

■ 야구 미생, 기적을 꿈꾸다!

연천미라클의 선수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프로구단에 들어갔다가 방출된 선수, 신인 드래프트 지명에 실패한 선수, 부상 후 공백 기간을 가졌던 선수 등 야구선수로서 많은 시련을 겪었다. 결혼을 앞두고 프로구단에서 방출통보를 받았던 허유강 씨(32세), 프로 시절 어깨를 크게 다치고 야구를 그만둘 위기를 겪은 장동웅 씨(30세) 등 프로진출의 기적을 꿈꾸는 야구 미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지금은 라이트 일곱 개 밖에 없는 운동장에서 운동하지만, 나중에는 라이트가 300개가 넘는 야구장에서 공을 던질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김태훈 (28세, 투수)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하는 거니까 이겨야죠. 무조건 잘 해서 이겨야 돼요. 절대 나약해지면 안 됩니다. 무조건 이겨야 돼요. 남들보다 잘해야죠. 그게 제가 살아남는 길이에요.

-김광 (28세, 2012년 KIA 육성군 퇴단)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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