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한 판 더 추가요"…무한리필이 뜬다

[머니+ 창업현장에선]
소고기부터 닭·장어까지
불경기 소비자 발길 잡아
경쟁점포 '우후죽순' 과열
차별화 전략 꼼꼼히 세워야

불경기가 지속 되는 창업시장에서 최근 일정 금액을 내면 고기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무한리필’ 고기 전문점이 뜨고 있다. 특히 1인당 2만 원 이내 가격으로 소고기를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전문점이 시장을 선도하며 일부는 이른바 ‘대박’ 장사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그 대표 주자로 대구에서 시작한 ‘무쏘’를 꼽는다. 대구 상권에서 유명세를 타 전국으로 점포를 확산하고 있다. 현재 40여 개 점포가 각 지역에 자리 잡은 상태다. 1인당 1만 8,900원에 고급 냉장육 소고기를 무한리필로 서비스 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꽃등심, 부채살, 갈비살에 이베리코 흑돼지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청담동의 프리미엄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 ‘소도둑’도 최근 부상하는 무한리필 전문점이다. 148㎡(약 45평) 규모 매장에서 월 평균 1억8,000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점포는 국내 최초로 1인당 1만 9,800원에 한우 1등급 등심을 제공하면서 고객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고급 수입육에 속하는 미국산 블랙앵거스 토시살과 신선한 야채까지 무한리필로 마음껏 먹게 했다.

특히 고기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바로 썰어주는 ‘고기바’ 시스템을 갖춘 것이 소도둑의 강점으로 꼽힌다. 고기바에서는 생고기를 포장 판매도 한다. 여기에 농장 직거래를 통해서 구매한 야채를 마음대로 먹게 한 ‘셀프바’까지 갖췄다. 가게 외관은 우시장의 느낌을 반영했지만, 인테리어는 네온사인과 철망을 활용해 대조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고기바보’도 소도둑과 콘셉트가 비슷한 매장이다. 다만 1인당 1만 8,900원인 A코스, 1인당 2만 900원의 B코스 등 코스를 2개로 나눈 게 다르다. B코스의 경우 육회까지 무한으로 제공하며 차별화했다. 이밖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취급하는 ‘생고기대학교’와 소고기뿐 아니라 장어구이를 무한리필로 즐기게 한 ‘무한장소’도 점포 수를 늘리며 업계에서 주목받는 업체다.


소고기뿐 아니라 무한리필 숯불 닭갈비 전문점도 인기다.

‘무한계도’의 경우 1만 3,500원에 닭갈비를 무한리필로 제공한다. 품질 좋은 국내산 닭고기를 유통하기 위해 ‘2일 배송시스템’을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식사 메뉴를 값싸고 다양하게 구성해 매출이 높게 나오고 있다는 평가다.

양꼬치 분야에도 무한리필 전문점이 나타났다. ‘미친 양꼬치’는 점심 1만 3,900원, 저녁 1만 4,900원에 2시간 동안 양꼬치, 양삼겹살꼬치, 소고기꼬치, 돈삼겹살꼬치, 새우꼬치, 소세지꼬치 등을 무한대로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12개월 미만의 어린 양만을 사용해 특유의 냄새가 없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양꼬치 외에도 꿔바로우, 양갈비, 계란부추볶음, 마파두부, 지삼선, 어향유슬, 가지조림 등 단품 요리도 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무한리필 고기 전문점의 인기가 불황이 완전히 가시기 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경쟁 점포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수 있어 차별화 포인트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창업할 경우 원육 등 식자재 품질과 가격 경쟁력부터 사전에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령 냉동육 대신 냉장육 생고기를 제공하는지 여부의 경우 점포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요인까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원가가 높은 냉장육 소고기 무한리필 전문점의 경우 월 매출이 1억원은 되게 점포 설계를 하는 것이 좋고, 점포 임대료는 매출의 5%가 넘지 않게 잡는 게 좋다”며 “경쟁 점포가 생길 것을 대비해서 고기를 좋아하는 젊은 층 인구가 많은 지역 상권이나 가족 외식 고객이 많은 주상복합 상권에 입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서울 청담동 소도둑 매장. /사진제공=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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