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이 한여름 날씨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19대책 직후 잠시 주춤하더니 이달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6·19대책 이전에는 강남 재건축단지가 강세를 보였지만 대책 이후 강남 일반아파트, 마포·성동·양천·노원 등 강북 지역,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등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은 0.17% 올라 이달 들어 3주 연속 상승폭이 커졌다.
이렇다 보니 인기 아파트단지의 경우 추가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일제히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가 어려울 정도가 됐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9㎡ 로열층은 최근 13억3,000만원에 팔렸다. 6·19대책 직전 12억~12억1,000만원 선이었던 가격이 최고 1억3,000만원으로 오른 것이다.
비강남권 아파트들도 재건축 유망 단지나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지지분이 높아 재건축이 유망한 단지로 꼽히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는 최근 역대 최고가인 9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광진구 자양동 자양10차 현대홈타운 전용 84㎡도 현재 호가가 최고 8억원까지 올랐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가 되지 않는다.
그동안 2기 신도시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시장에도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1기 신도시 아파트 값은 지난해 말 대비 1.72% 올랐다. 2기 신도시의 상승률(0.76%)에 비해 1%포인트 정도 높은 것이다. 특히 분당은 올 들어 2.41% 상승했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 삼성아파트 전용 84㎡는 6·19대책 이전 7억1,500만원이었던 매매가격이 최근 8억원까지 올랐다. 서현동 A공인 관계자는 “분당 아파트 값이 2006~2007년 고점을 기록한 후 계속 하락하고 지난해에도 별로 안 올랐기 때문에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잠자고 있던 일산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고양시 일산동구 강촌우방 전용 84㎡는 지난해부터 매매가격이 4억5,500만원에 고정돼 있었으나 최근 4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특히 일산은 GTX 개발 호재로 GTX역 근처 아파트단지 위주로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희영·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