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왼쪽 두번째)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송은석기자
‘일자리를 많이 늘리면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지원은 다 해준다.’정부가 25일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이런 골자다. 각종 인센티브 지원은 물론 세금·예산·금융정책도 일자리 창출에 최대한 많은 혜택이 돌아가게끔 전면 개편한다는 것이다.
세제 분야에서는 이른바 ‘일자리 지원 세제 3대 패키지’를 추진한다. 고용증대, 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3개 분야에 세제혜택을 집중하는 내용이다.
고용증대의 경우 지금도 청년고용증대세제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가 있다. 하지만 청년고용증대세제는 청년 고용을 늘릴 때만 지원하고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는 고용과 투자가 함께 늘어나야 세금을 깎아줬다. 두 제도 모두 제한 요소가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청년이든 장년이든 일자리를 늘리기만 하면 투자확대 여부와 상관없이 세금을 공제하는 방향으로 두 제도를 통합·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수준은 중소기업의 정규직 고용 시 1인당 1,00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청년고용증대세제 지원 규모가 최대 1,000만원이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에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는 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조세·인센티브 지원 등 투자유치제도 지원 수준이 가장 큰 분야는 ‘외국인 투자’인데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이나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기업에도 동일한 수준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투자유치제도를 통합 개편하기로 했다. 현재 외국인투자지역 등에 입주하고 투자액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외국인투자가는 법인세와 소득세를 최대 7년간 감면해주고 있다. 감면 수준은 최초 5년간 100%, 다음 2년간 50%다.
외국인 투자 문호는 더 개방한다. 외국인 투자 금지·제한 업종을 전면 재점검해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개방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정부 예산도 일자리 창출을 정조준한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사업에 최우선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그 첫걸음으로 고용영향평가제도를 강화한다. 고용영향평가제도는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또는 정책이 얼마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고용영향평가를 실시하는 사업·정책을 지난해 204개에서 올해 약 350개 정도로 늘린다.
평가 결과에 대한 구속력도 높인다. 지금은 평가 결과를 예산 편성의 참고자료로만 써서 실제 예산에 반영이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평가 결과 등을 바탕으로 등급을 매기고 이 등급에 따라 예산을 증액하거나 감액하겠다는 것이다.
지자체 예산·제도 역시 일자리 중심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지방재정 투자심사 기준에 ‘고용유발효과’ 항목을 신설하고 중앙정부가 지방에 주는 지방교부세에서도 일자리 창출 요소를 최대한 고려하는 방식이다. 지자체가 우수 일자리 사업·제도 등에 재정지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지자체 실적평가에 일자리 창출 관련 지표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정책금융과 일자리와의 연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고용창출 우수기업에 대한 금리우대(산업은행·수출입은행)와 보증료 할인(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고용실적에 따른 대출이자 환급 프로그램(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이 운영 중인데 이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