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업체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이 주요 고객사의 시설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신규 발주에 힘입어 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5일 코스닥시장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은 전 거래일 대비 5.67%나 하락한 1만6,650원에 장을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날 1만8,2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하락 반전한 것. 그럼에도 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이 주거니 받거니 매수세를 펼치며 60% 넘게 올랐다.
실적 호재가 주성엔지니어링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다. 지난 1·4분기 매출액 761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57.5% 증가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분기에도 주성엔지니어링은 매출액 771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의 준수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장비 주문이 보통 연말에 몰려 있음을 감안할 때 하반기 실적은 더 좋아질 수 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 고객사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설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3·4분기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결과 주성엔지니어링은 컨센서스 기준 올해 매출액 3,195억원, 영업이익 537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부터 실적이 꾸준히 상승해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 점도 긍정적이다. 2012년 말 1,945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올해 1·4분기 말 기준 73억원의 순현금 상태로 전환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업황 호조에 SK하이닉스(000660)와 지난달 176억원 규모의 제조장비 공급계약을 맺는 등 주성엔지니어링에 도움이 되고 있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이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의 쌍두마차를 올라타고 달리는 양상”이라며 “오는 2018년까지 실적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해외 매출 개선은 중장기 주가 상승 재료다. 김병기 연구원은 “중국 시장에서 고객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주목할 포인트”라며 “현지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장비(PECVD)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의 국내 양산 경험이 검증되면 당장 내년부터 수주가 대폭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서 양산하기 위한 자체 평가도 진행 중이다.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을 비롯한 해외 고객사와 장비 공동개발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하고 있다. 김병기 연구원은 “공동개발이 마무리되면 양산장비 수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2018년 이후 가시적 성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호재에 증권사들도 주성엔지니어링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이 목표주가 2만2,000원을 제시했고 골든브릿지투자증권도 최근 목표주가를 1만9,000원으로 올렸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