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중앙은행 전경/신화연합뉴스
그리스가 3년 만에 성공리에 채권 시장으로 복귀하며 최악의 경제 위기에서 사실상 벗어났음을 알렸다. 25일(현지시간) 그리스 재무부는 30억유로 규모의 5년물 국채를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조달 금리는 연 4.625% 수준으로 3년 전 5년물 국채 발행 당시의 4.95%보다 떨어져 시장의 우호적 기류를 읽게 했다.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65억 유로 규모가 몰리는 등 흥행도 성공했다. 유로존(유료화 사용 19개국)이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4%대 금리의 국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평가다. 또 대부분의 채권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적 성격의 거래자가 아니라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에게 팔렸다고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국채 발행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면서 “(긴축이라는) 즐겁지 않은 모험을 끝내는데 가장 상징적인 조치”라고 자평했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중요한 것은 이번 국채 발행에 관심을 보인 투자자들의 양과 질”이라며 “1년 뒤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추가 채권 발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당장 현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내년 8월로 예정된 구제 금융 종료를 앞두고 채권단으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지를 타진해보는 시험적 차원에서 국채를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3년 만의 시장 복귀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둠으로써 2010년 이래 3차례에 걸친 구제 금융프로그램을 계획대로 내년에 마무리짓고 경제를 정상화하는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그리스의 시장 복귀는 (위기 극복의)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그리스는 전환점에 들어섰고 내년 8월에 종료되는 3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