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25일(현지시간) ‘건강보험 안건’의 토론 개시 여부를 놓고 표결을 실시한 가운데 찬성 51표 반대 50표로 통과됐다는 자막이 중계 화면에 뜨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25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천신만고 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호 공약’인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 데 성공했다.
미 상원은 이날 오후 ‘건강보험 안건’의 토론 개시 여부를 놓고 상원의원 10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반 표결을 시행했다.
표결 결과, 찬성과 반대는 각각 50표로 동수를 이뤘고 상원의장을 겸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찬성표를 던져 가결 처리했다.
오바마케어 폐지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 48명 전원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 안건에 대한 토론이 진행된 만큼 조만간 ‘오바마케어 폐지법안’을 의제로 올려 본격적인 오바마케어 폐지 수순을 밟겠다는 게 공화당의 전략이다.
토론 기간 당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의견을 수렴한 타협안을 도출해, 이르면 금주 말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상원 공화당은 그동안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하는 법안인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AHCA) 처리를 추진했으나, 지금까지 세 차례 시도 모두 좌초했다.
앞서 하원 공화당은 한 차례 불발하긴 했지만, 민주당의 반대 속에 지난 5월 초 트럼프케어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상원 공화당은 저소득층 의료보장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를 둘러싼 당내 강경파와 중도파 간 이견으로 의결정족수 확보에 실패하며 트럼프케어 처리는 물 건너가는 듯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내 책상에 법안이 올라올 때까지 이곳을 떠나선 안 된다”, “상원의원으로 남고 싶지 않으냐” 등의 협박성 경고를 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선(先) 오바마케어 폐지, 후(後) 대체법안 입법’으로 전략을 변경했으며, 지난 주말 내내 반대파를 설득한 끝에 건강보험 토론 개시에 필요한 정족수를 확보했다. 최근 뇌종양 진단을 받아 지역구인 애리조나에서 치료를 받아온 공화당의 중진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참석해 찬성표를 던진 것이 공화당 의원들을 뭉치게 한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앞으로 강경파와 온건파, 양측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타협안을 도출해 성공적으로 오바마케어 폐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매케인 의원은 “우리의 건강보험 제도는 엉망이고 오바마케어를 지지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사람도 모두 그것을 알고 있다”며 “무언가가 행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