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테아터라움’은 연극공간이라는 뜻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한 임형진 연출가에 의해 지난 2015년 창단되었으며, 2016년 8월 브레히트의 학습극 두 작품을 각색하여 무대에 소개한 바 있다. 그 결과물은 <동의에 관한 바덴의 학습극 ; 무엇이 당신을 소진시키는가? (Das Badener Lehrstuck vom Einverstandnis ; Warum bist du so mude?)> (2016.8 소극장 혜화당)였다. 이 작품은 음악극의 형태로서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현상들을 그대로 수용하는 특징을 보였다.
연출가 임형진은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속에서 새로운 연극적 시선과 의미를 상호교환하고자 한다. 그 예로 이번 공연은 원제목 뒤에 ‘Capital 01’이라는 타이틀이 추가로 붙었다.‘Capital’은 이 작품을 통해 자본주의의 모순 특히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의 폐단을 이야기하고자 함이고 ‘01’이라는 숫자는 극단 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이 브레히트와 포스트드라마의 시리즈를 지속해서 제작할 계획이라는 장기적인 포석을 담고 있다.
세상에 대한 질문, 이것이 곧 브레히트가 관객들에게 던진 질문들의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연출가 임형진은 이번 작품에서 다큐멘터리적 요소와 음악적 요소들을 중심으로 그 질문에 동참하였다. 다큐멘터리 연극은 배우 개인의 기록이 연극과 연결되는 지점에 집중하는 특징을 보인다. 때문에 연출가 임형진의 연극은 브레히트의 작품을 그대로 수용하는 동시에,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의 삶 그 자체를 언뜻언뜻 엿볼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은 관객 스스로의 삶과 맞닿은 지점에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또는 개인의 심리적 갈등을 일으키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여기서 갈등이란 궁극적으로 관객과 배우 자신이 실제로 살아있음을 확인시키는 삶의 증거인 셈이다. 연극은 30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