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버스업체 대표 소환

휴식시간 보장 않고 수리비 기사에게 떠넘겨
최재진 질문에 "드릴 말씀 없다"

‘졸음운전’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서울 서초경찰서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부고속도로 ‘졸음 운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해당 버스업체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26일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최모 오산교통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최씨는 출석 심경, 법정 휴식시간 제공 여부, 수리비 떠넘기기 의혹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는 대답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최씨는 소속 버스 운전사들에게 운행 종료 뒤 휴식시간 8시간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은 혐의(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를 받고 있다. 보험료 인상을 막기 위해 버스 수리비를 버스 운전사들에게 떠넘겨 사비로 처리하도록 한 혐의(공갈)도 있다.

경찰은 최씨가 운전사들에게 휴식시간을 제대로 주지 않음으로써 과로와 피로를 일으켜 졸음운전을 유발한 것으로 입증될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구속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오산교통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법정 휴식시간인 8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를 다수 확보했다고 전했다. ‘1시간 주행 뒤 15분’ 등 운행 간에 부여해야 하는 ‘휴게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도 포착했다.

앞서 9일 서초구 원지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신양재나들목 인근에서 김모씨가 몰던 오산교통 소속 버스가 버스전용차로인 1차로가 아닌 2차로에서 질주하다 서행하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다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16명이 다치고 2명이 숨졌다. 운전기사 김씨는 “(사고 당시) 깜빡 정신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김씨가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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