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토막 난 성장…기업활력 높여야 추경 효과 커진다

2·4분기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의 1.1% 성장에 비하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한은은 1·4분기 성장률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경제성적표가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전 분기에 워낙 성장률이 높다 보니 기저효과로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은의 분석에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 분기 깜짝 성장을 이끈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반면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늘어났다. 그동안 수출 외끌이 성장에 의존한 데 비춰보면 고른 성장은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다.

하반기 경제 여건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5~6월에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민간소비를 견인한 측면이 크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는 새 정부 출범 효과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오히려 새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분배 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 증세 추진 등은 하나같이 기업 투자심리에 직격탄이다. 국제유가 하락과 보호무역주의 대두 등 대외 악재까지 겹친 기업으로서는 설상가상이다. 연말로 예상되는 미국발 2차 돈줄 죄기의 파장도 만만찮을 것이다. 다음달 나올 가계부채 대책은 단기적으로 악재다.

11조원 규모의 추경 호재에 안주할 상황이 못 된다. 정부는 추경이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린다지만 즉각적인 약효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경제불안 심리를 최소화하고 민간 부문의 활력을 키우는 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혈세를 더 쏟아붓고도 경기를 반듯한 회복궤도에 올려놓지 못하면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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