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반포 세빛섬 FIC컨벤션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이진복 국회정무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등 주요참석자들이 축하의 박수를 치고 있다./송은석기자
카카오뱅크가 공식 출범 한나절(12시간) 만에 18만명이 넘는 고객을 끌어모으며 돌풍을 일으키면서 은행권 전반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규 고객 가입속도만 놓고 봐도 경쟁업체인 케이뱅크는 물론 기존의 시중은행의 모바일뱅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더구나 월 이용자 4,200만명의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은행권 최저 수준의 신용대출 금리와 해외 송금 등 각종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인하하면서 20~40대층은 물론 50~60대 고령층까지 가세해 돌풍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27일 공식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연 2.86% 금리로 1억5,000만원 한도의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신용대출 한도는 씨티은행(1억4,000만원)보다 많고 금리도 시중은행 평균인 3.5~6.5% 수준보다 파격에 가까울 정도로 낮다. 또 이는 경쟁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3.56%)와 비교해도 약 0.7%포인트 저렴하다.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으로 개설해도 0.3~0.5%의 가산금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부담도 확 낮아졌다. 해외 송금 수수료는 5,000달러 이하 송금일 경우 5,000원, 5,000달러를 초과할 경우에는 1만원으로 확 낮췄다. 해외 송금 수수료는 시중은행의 10분의1 수준이다.
예·적금 금리도 급여이체나 카드발급 등 번거로운 우대조건 없이도 은행권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유적금과 정기예금으로 이뤄지는데 둘 다 연 2.0%(1년 만기) 금리를 제공하며 적금은 자동이체 시 연 2.2%가 적용해준다.
이날 오후7시 현재 카카오뱅크의 수신액은 426억원, 여신액은 14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각종 수수료 전액 면제라는 강수도 먹힌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전국 모든 은행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하는 수수료와 계좌 이체 수수료, 문자 알림 수수료 등을 올해 말까지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입힌 체크카드 등으로 20~30대의 호기심을 끄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라는 브랜드가 전 국민에게 익숙한 탓에 한번 가입해보자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강력한 인지도를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돌풍은 이미 예상됐지만 실제 현실화되면서 시중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신규 가입자 속도 등이 예상보다 빨라 시중은행들은 모바일 대출 상품 강화와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등 맞불을 놓으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의 등장으로 국내 금융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주원·김흥록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