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분노를 잠재우고 현재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자신의 근본을 되돌아보면 더 이상 방전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답니다.”
지난 26일 순천시립 삼산도서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최옥정(사진) 작가는 ‘번 아웃, 지친 마음이 보내는 SOS’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자신의 번 아웃 극복 과정을 털어놓은 후 독서와 글쓰기가 지닌 치유의 힘을 소개했다. 독일 출신의 기자 크리스티나 베른트가 쓴 책 ‘번 아웃:다 타버린 몸과 마음이 보내는 구조 요청’에서 ‘번 아웃’의 개념을 가져와 설명한 최 작가는 번 아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복 탄력성을 키우고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복 탄력성이란 환경에 굴하지 않고 우울한 생활을 딛고 다시금 충만한 삶으로 나아가는 신비한 능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쉼 없이 열심히 살아온 중년 가운데 정신은 또렷하지만 에너지를 내지 못해 한없이 몸이 가라앉는다면 번 아웃 증상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번 아웃 증상을 방치하게 되면 관계가 끊어지면서 심각한 우울증이나 몸에 병이 깊어질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지친 일상에서 고독과 흔들림은 누구에게나 있는 증상이다”라면서 “하지만 태풍이 휘몰아쳐 주변에 소용돌이가 거세게 일어도 태풍의 눈은 고요하듯이 번 아웃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를 유지할 힘을 키워야 하는데, 글쓰기 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에게 글쓰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는 “첫 데이트를 했던 순간, 분노가 일었던 순간 등 어떤 상황을 한가지 떠올리고 두서없이 글을 써 본다면, 자신의 진심이 드러나는 대목이 나오게 된다”면서 “반복해서 고쳐가면서 글을 쓰고, 주변을 관찰하고 관심있는 분야에 책을 찾아서 읽는 습관을 들인다면 가성비 높은 번 아웃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참가한 순천 시청 직원들과 시민들은 자신이 번 아웃 증상은 아닌지를 돌아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책 고르는 법,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법 등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찾아가는 직장인 인문학’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도서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민 인문학 프로젝트인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독서경영우수기업과 여가친화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중 올해는 24개 곳을 찾아가 문학·역사·신화·고전, 여행과 힐링, 경제·경영 등을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의를 풀어낸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