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자산축소" 비둘기 연준에 뉴욕증시 3대지수 환호

일제히 사상 최고치 갈아치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비둘기 성향을 드러내면서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준은 이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00~1.25%로 유지하고 완만한 자산축소 일정을 제시했다. 이날 FOMC 후 연준이 발표한 성명이 “물가 목표(2%) 달성에 대한 자신감이 줄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장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일러야 오는 12월, 또는 아예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FOMC 후 “물가가 2%에 약간 못 미치고 있다”고 했던 연준이 이번에 ‘약간’이라는 표현을 삭제하자 이 같은 관측이 확산된 것이다.


연준은 또 시장의 관심이 높은 4조5,0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 등 보유자산 축소 시작 시기를 ‘비교적 가까운 시일’로만 명시했다. 시장은 연준이 9월부터 자산축소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연준이 이번에도 축소시기를 구체화하지 않자 10월로 한달가량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예측 기관인 MFR의 조슈아 샤피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 정상화 절차가 9월 FOMC 회의에서 발표될 것이며 실질적인 시작은 이후가 될 것이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연준이 완화적 정책 기조를 확인하면서 다우와 나스닥 등 미 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최고치로 치솟았다. 긴축 우려를 던 시장의 공포감도 바닥을 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장중 역대 최저치(8.84)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실적상승의 기대감을 높이며 이날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 대장주인 애플과 구글 지주사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네 번째로 시총 5,000억달러 클럽에 합류하기도 했다.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가 유로·엔·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가 이날 0.7% 내린 93.39까지 하락해 1년1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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