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많이 바쁘셔서요.”
27일 국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제너시스BBQ가 상생 방안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과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BBQ 역시 예외는 아니다. 치킨 값 인상으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편법 증여·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제기된 터라 간담회장은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논란에 대한 입장발표를 기대한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보나 마나 ‘앙꼬 빠진 찐빵’일 거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장본인이자 최고 결정권자인 윤홍근 회장이 간담회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날 간담회는 김태천 대표이사와 박열하 부사장만이 참석한 채로 진행됐다. 간담회장에 도착하자마자 BBQ측에 “회장님은 왜 안 나왔느냐”는 질문을 하자 “요새 바쁘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에게 프랜차이즈 상생 이슈보다 더 화급한 일이 과연 무엇일까.
BBQ는 올 초 치킨 값을 최고 12% 올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사실 가격 인상이야 경영상 필요할 때 단행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당초 가맹점주를 위해 가격을 인상했다는 설명과 달리 점주들에게 광고비를 받은 것이 드러나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까지 나섰다.
최근 들어서는 2세 지분 상속과 일감 몰아주기 의혹까지 일고 있다. 윤 회장의 자녀인 윤혜웅·경원씨가 대주주로 있는 제너시스가 BBQ에 대한 지배력을 끊임 없이 키워왔지만 상속세는 소액 밖에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아들 혜웅 씨가 최근까지 최대 주주였던 닭고기 가공업체인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통해 올리브유 유통을 하면서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응당 윤 회장 본인이 나와 해명을 하고 사실과 허위를 밝혀야 할 부분이지만 간담회에서는 이런 내용이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가맹점주들에게 광고비를 전가한 것에 대한 인사 치례의 사과조차 없었다.
BBQ가 상생 방안으로 내놓은 내용은 또 어떠한가.
핵심은 필수 구매물품 마진 공개와 로열티 방식으로의 체제 전환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현재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8월까지 마진 조사를 진행 중이며 로열티 방식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어차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을 “앞장서서 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물론 “마진 공개만은 안된다”고 프랜차이즈 협회가 읍소한 것에 비하면 BBQ의 행동은 그나마 발전적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비전을 밝히려면 과거의 의혹 먼저 말끔하게 털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