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금구조]전자담배 1,348원 vs 담배 2,914원

일반 담배 세금보다 궐련형이 1,500원 적어 형평성 논란
"동일 과세해야" 목소리 커져
제조사는 "세금 인상땐 철수"

얇은 종이로 담뱃잎을 말아놓은 궐련을 꽂아 피우는 전자담배를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일반 담배보다 세금이 낮아 국산 담배가 역차별 받는다는 논란이 제기되더니 이번에는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사가 세금이 오르면 고객들만 손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인기를 끌면서 세금 특혜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이코스’를 만드는 필립모리스는 정부에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을 일반 담배만큼 올리면 경쟁력 약화로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20개비 한 갑당 1,348원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각종 세금을 일반 담배(2,914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리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모양이 연초 담배와 비슷하고 증기 형태의 연기도 배출한다는 이유다.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의 국내 판매량(연 5억개비 추정)의 1%가 아직 안 되는 수준이지만 편의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다음달 BAT코리아가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를 출시하고 KT&G도 상품을 준비 중이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향후 5%가 되면 세수 손실만 2,46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담배에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개별소비세·국민건강증진기금 등이 붙는다. ‘아이코스’는 담배를 쪄서 피우는 형태인데 낮은 세금 덕에 20개비 한 갑에 4,300원이다. 일반 담배(4,500원)보다 200원 싸다. 이 때문에 세금 문제가 계속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도 최소한 개별소비세 항목에서는 두 제품의 차이(594원 대 126원)를 줄일 계획이다.

최근에는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담뱃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고 나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갑당 4,500원인 일반 담뱃값이 2,500원으로 내려가면 궐련형 전자담배는 가만히 있어도 1,800원이 비싸진다. 일반 담뱃값과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은 반드시 연동되는 게 아니어서 일반 담뱃세만 인하할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 특혜 논란은 거꾸로 불이익이 과도하다는 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가격과 세금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영필·이태규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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