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페소아는 1888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난 시인이지만 생전에 빛을 본 책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작가 사후 발견된 궤짝 안 원고들이 연구자들의 손을 거쳐 출간됐고 ‘불안의 서’ 같은 대표작이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카에이로, 레이스, 캄포스 등 여러 개의 필명을 쓴 페소아는 밀란 쿤데라, 주제 사라마구, 페터 한트케 등 작가들이 사랑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남아프리카에서 유년기를 보낸 페소아에게 리스본은 그리움 그 자체였고 이 하루짜리 빠듯한 여행기 원고는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극적으로 출간된 후 여러 외국어로 번역됐다. 원작과 달리 이번 한국어판에서는 본문에 등장하는 장소들을 구역별로 나눴다. 실제로 리스본으로 떠날지도 모를, 도보 여행으로 도시를 탐색하고자 하는 독자를 위한 나름의 배려다. 100년 전 여행정보를 원문대로 수록한 대신 주석으로 현재 정보와 그간 달라진 내용도 추가했다. 1만5,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