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통계청이 내놓은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 산업생산은 전월에 비해 0.1%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정제(-7.4%)와 호황을 보이던 반도체(-3.9%)의 생산이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 부문은 1.1% 뛰며 반등에 성공했다.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1.4%)와 화장품 등의 비내구재(1.8%) 판매가 뛴 덕분이다. 소비의 불씨가 살아나며 대형마트(5.1%)의 판매도 늘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2로 지난 2011년 1월 111.4을 기록한 이래 6년 6개월 만에 가장 달아오른 상황이다.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도 내수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4분기 수출은 석유 및 화학 제품 등이 줄어들며 전기 대비 3% 감소했지만 민간 소비가 2015년 4·4분기(1.5%) 이후 최고치인 0.9% 성장하며 전체 성장률을 떠받쳤다. 설비투자(5.1%)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2·4분기 국내 경제는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수출이 하반기 더 둔화해 경제 성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정유와 화학·철강의 수출 증가세가 다시 꺾일 것”이라며 “수출 증가율은 4·4분기부터 한 자릿수로 낮아져 내년까지 수출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올해 정부가 ‘하반기 경제 방향’에서 공언한 3%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계의 소비 여력을 높여 소비의 불씨가 확산시키는 ‘J노믹스’의 성과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는 않다. 오는 8월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대출의 고삐를 더 죌 대책이 나오는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정부 정책에 따른) 소득 향상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하반기 경제의 회복 속도가 우리가 생각한 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