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文대통령의 '베를린구상'...北과의 대화는 사실상 물 건너가

사드 추가배치도 앞당겨질 듯

북한이 28일 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어제 오후 11시 41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일 발사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1시 북한이 28일 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기습 발사한 것과 관련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사거리가 1만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 상하원이 고강도 대북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북한과 미국의 초강경 정면대치가 계속되면서 ‘대화’를 천명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북 대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국내외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북한의 원유수입을 전면 봉쇄하는 고강도 대북제재 법안을 찬성 419명, 반대 3명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했다.


새 대북제재 법안은 이란·러시아 등 미국의 ‘적’에 해당하는 3개국 제재 법안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법안으로 북한의 원유·석유제품 수입 봉쇄와 북한 노동자 고용 금지, 북한 선박과 유엔 대북제재를 거부하는 국가의 선박 운항 금지, 북한 온라인 상품 거래·도박 사이트 차단 등 북한의 경제·군사적 젖줄을 전면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미 의회의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는 3개국 제재 법안을 일괄 처리한다는 데 합의한 바 있어 상원 표결도 오는 8월 의회 휴지기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날 워싱턴포스트(WP)가 북한이 이르면 내년에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개발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미 국방부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미 정치권의 대북 강경 태세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이날 북한 교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을 겨냥해 “북한을 돕는 기업과 개인에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일방적 조치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제재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독자제재와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중국이 대북제재를 놓고 러시아와 협의 중”이라며 대북제재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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