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8일 밤 ICBM급 동해상으로 기습 발사

ICBM급 화성-14호 발사 24일 만에 또 도발
사거리 증가 등 화성-14호보다 진전된 듯
최고 고도 3,700km, 비행거리 1,000km
비행시간 45분 이상, '진전된 ICBM'급
대북 대화 제의에 탄도미사일 발사로 응답
문 대통령 새벽 1시 NSC 긴급소집, 대책 논의



북한이 28일 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발사체 1발을 기습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어제 오후 11시 41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29일 새벽 발표했다.

합참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고도는 약 3,700㎞, 비행 거리는 약1,000㎞, 비행시간은 45분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합참은 사거리를 기준으로 볼 때 지난 14일 발사한 ‘화성-14형’보다 진전된 ICBM 급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이날 심야 발사를 참관한 것으로 알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합참으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 받고 29일 새벽 1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발사한 지 24일 만이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던 포드 미 합참의장과 새벽 2시 15분부터 15분간 공조 통화를 갖고 북한의 도발에 강력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쏜 미사일이 약 45분 동안 비행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중국과 접경한 자강도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늦은 밤 기습적으로 미사일을 쏜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전승절’로 기념하는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직전이나 당일에 대형 도발을 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결국 하루 뒤에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한 지 채 한 달도 안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함에 따라 당분간 한반도 정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서 올해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적대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결국 탄도미사일 발사로 응수했다.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로 국방부가 지난 17일 제의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에도 북한은 호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에 맞서 핵·미사일 기술 완성을 향해 내달리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이번을 포함해 7차례에 달한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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