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 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어제 오후 11시 41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불상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일 발사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 1시 북한이 28일 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기습 발사한 것과 관련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쏜 지 불과 24일 만에 이보다 성능이 향상된 ICBM급 미사일을 발사했다.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를 안팎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미사일 사거리만 놓고 보면 미국 본토의 상당 부분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우려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북한은 어제 오후 11시 41분경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최고고도가 약 3,700km, 비행거리는 1,여km로, 사거리를 기준으로 할 때 화성-14형보다 진전된 ICBM급으로 추정된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의 추가 정보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 발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지난 4일 고각 발사한 화성-14형의 최고고도와 비행거리는 각각 2,802㎞, 933㎞였다. 화성-14형을 정상각도인 30∼45도로 쏠 경우 사거리는 7,000∼8,000㎞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번에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은 정상각도로 쏠 경우 1만㎞를 넘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거리가 약 1만㎞인 탄도미사일을 북한 원산에서 쏠 경우 시카고와 같은 미국 북동부 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워싱턴DC와 뉴욕 등 미국 동부 연안까지는 못 미치지만, 본토의 상당 부분을 타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화성-14형 개량형 또는 신형 ICBM으로 추정되며, 미국 알래스카주를 사정권에 두는 화성-14형보다 훨씬 위협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이번에 ICBM 기술의 최종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ICBM이 대기권에 다시 들어갈 때 발생하는 엄청난 열과 압력으로부터 탄두를 보호하고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질 수 있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북한이 화성-14형을 발사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함에 따라 당분간 한반도 정세는 크게 얼어붙게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서 올해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을 기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응수한 셈이 됐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