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50년만의 쌍둥이 태풍에 피해…中으로 북상 중

30일 타이완 시내 한 도로변에 세워진 오토바이 뒤로 태풍의 영향을 받아 인근 빌딩에서 떨어진 간판이 놓여있다./타이완=AFP연합뉴스


대만이 반 세기 만에 동시 등장한 쌍둥이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30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서태평양에서 북서진해온 제9호 태풍 네삿이 대만의 이란현으로 상륙한 가운데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제10호 태풍 ‘하이탕’도 해상·육상 태풍 경보를 발령해야 할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대만이 2개 태풍에 대해 동시 경보를 발령한 것은 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네삿과 하이탕 외에도 일본 남동부 해역에서 발생한 중급 규모의 5호 태풍 노루도 방향을 바꿔가며 대만으로 이동 중이다. 하이탕은 남중국해 열대성 저기압에서 태풍급으로 발전하면서 네삿과 함께 대만 전 지역에 강한 비바람을 몰고 왔다. 동부와 북부지역에는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으며, 대만전력공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현재 대만 핑둥현을 중심으로 모두 3만2,000여가구가 정전됐다. 다만 화렌현에서 폭풍우 여파에 따른 차량 교통사고로 1명이 숨진 것 외에는 아직 심각한 인명피해는 발생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각 지역은 대중교통의 운행을 줄이고 관광지 출입을 차단하는 등 비상상황에 돌입했다. 하루 평균 670개 항공편이 오가는 타오위안 공항에서는 모두 157개 항공편이 운항 취소, 지연 운항됐다.

30일 오전 타이완 시내에서 자전거를 탄 한 남성이 전날 밤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온 태풍 때문에 쓰러진 오토바이들을 쳐다보고 있다. /타이완=AFP연합뉴스


두 태풍은 곧 중국 대륙으로도 상륙할 전망이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네삿이 30일 오전 강한 열대성 폭풍, 또는 태풍급 강도로 푸젠성 중북부 연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이탕은 대만해협을 거슬러 올라가다 31일 오후 푸젠성 푸저우와 진장 사이로 방향을 틀어 중국 대륙에 상륙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푸젠성 역시 1997년 8월 이래 처음으로 한날 동시에 쌍태풍을 맞게 된다. 이에 푸젠성은 태풍 긴급경보, 연해 폭우경보 등의 경보를 잇따라 발령하며 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각 항구의 어선을 모두 대피시키고 연안 지역 관광지도 모두 폐쇄 조치했다. 대만과 중국 대륙을 오가는 여객선이나 화물선 운항도 전부 중단됐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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