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군 90주년 열병식서 대규모 무력 시위

시진핑 1인 지배 강화·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
신형 ICBM '둥펑-31AG' 등 최첨단 무기 대거 공개



30일 중국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국 9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전투복을 입고 연설을 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중국이 30일 건군 90주년을 맞아 아시아 최대 훈련기지인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거행했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31AG, 최신 지대공미사일인 ‘훙치(紅旗·HQ)-22’와 훙치(紅旗·HQ)-9B, 스텔스 무인기, 잉지(鷹擊)-83K 공대함 미사일 등 최첨단 무기들이 대거 선보였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전투복을 참석해 중국 군사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강군 의지를 천명했다. 이는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에 맞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동시에 시 주석 중심의 1인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열병식은 1949년 신중국이 만들어진 이래 중국군이 처음으로 거행한 건군 기념 열병식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열병식은 전승절 또는 각종 다른 명분으로 치러졌다.


이날 열병식은 얼룩무늬 위장복인 전투복을 입은 시 주석이 차를 타고 부대를 사열하면서 시작됐다.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치러졌으며 장쩌민 전 국가 주석 등 국가 원로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주목되는 점은 병사들이 시 주석에게 기존에 쓰던 ‘수장하오(首將好)’ 대신 ‘주석하오(主席好)’”을 외쳤다는 점이다. ‘수장하오’는 사열하는 고위 인사에게 일반적으로 부치는 호칭인 반면 ‘주석하오’는 시 주석에게만 유일하게 부치는 호칭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시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지도자급 반열에 올리려는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번 열병식은 시 주석의 1인 집권 체제를 과시하는 동시에 미국에 대한 사실상의 무력 시위 성격이 짙었다. 이날 열병식에는 총 1만여명의 병력과 129대의 항공기, 571대의 군 장비가 동원됐다. 열병식에 참여한 무기 중 40%가 처음 공개되는 장비들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사상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ICBM 둥펑-31AG였다.이 미사일은 둥펑-31A를 기반으로 개량해 만든 것으로, 일반 전역전술 미사일뿐만 아니라 핵탄두를 탑재해 전략 무기로도 쓰일 수 있는 ’핵상겸비‘(核常兼備)형 ICBM으로 알려졌다.

또 사거리가 100km에 달하는 지대공미사일 훙치-22와 훙치-9B, 스텔스 무인기 등도 선보였다. 아울러 공중이나 육지에서 발사해 해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잉지(鷹擊)-83K 공대함 미사일과 최근 새로 배치된 첨단 전투기인 젠(殲)-16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훙(轟·H)-6K 폭격기, 젠-15 항공모함 함재기, 스텔스 전투기 젠-20도 상공을 날았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26,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21, 대(對)전차 미사일 훙젠(紅箭)-10도 열병식을 장식했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당에 강군 목표가 있고 수립된 강군 사상에 따라 발전해야 나가야 한다”면서 “중국 특색의 강군의 길을 걸어나가자”고 말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30일 중국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국 90주년 열병식에서 병사들이 오성홍기를 게양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신화연합뉴스


30일 중국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국 9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군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30일 중국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국 9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군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30일 중국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국 9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군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30일 중국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국 9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군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30일 중국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열린 건국 9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군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