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시중銀 로보어드바이저 '大戰'...2030세대 투자 대안으로 뜬다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신기술 흡수력과 적응력이 뛰어난 2030세대의 자산이 몰리고 있다. 소액 자산으로도 투자를 할 수 있고, 개인 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동 분산투자 되는 구조여서 젊은이들의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은행권 가운데 처음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엠폴리오’를 선보였다. 출시 이후 지난 달까지 엠폴리오에 체험 고객 21만8,000여명이 들어왔고, 이들 중 서비스에 재미를 느낀 고객들은 실제로 펀드 13만좌를 신규 개설했다.

우리은행(000030)의 ‘우리 로보-알파’는 지난 4월 말 금융위원회에서 실시한 테스트베드에서 연 환산 4.52%의 누적 평균수익률을 기록한 후 지난 5월 말 정식 출시됐다. 우리 로보-알파도 출시 이후 벌써 체험 고객 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IBK기업은행(024110)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퇴직연금에 특화돼 있다. 특히 포트폴리오가 초저위험부터 고위험까지 7가지로 세분돼있어 맞춤형 자산관리가 가능하다.

이 밖에도 하나은행은 ‘하이로보’, NH농협은행은 ‘NH로보-프로’를 각각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로 내놨다. KB국민은행도 조만간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은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이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검증에 참여한 후 잇따라 합격점을 받았다. 테스트베드는 각 은행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이 7개월간의 자산운용 실험을 거쳐 사용해도 좋다는 인증을 받는 과정이다.

은행들이 특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젊은 층을 빨아들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신한은행 엠폴리오를 통해 펀드에 신규 가입한 고객의 77%가 로보어드바이저가 제안한 포트폴리오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금융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젊은 층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뱅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뱅가드는 일찍감치 밀레니얼 세대의 시선을 붙들기 위한 수단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선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젊은 세대의 호응도가 높아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미국처럼 중장년층 자산가도 이용하는 흐름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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