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반입 금지물품, 여행 끝나고 찾아 가세요”

8월1일부터 기내반입 금지물품 보관 및 택배 서비스 시작



서울에 사는 K씨는 해외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던 중 선물용으로 구매한 고가의 화장품을 버리고 갈 수밖에 없었다. 혹시 깨질 까봐 가방에 넣어 항공기 안으로 가져가려 했지만 반입 가능 용량을 초과해 가져갈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항공사로 돌아가 위탁수하물로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출발 시간이 촉박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K씨처럼 기내 반입 금지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반입이 금지된 물품을 보안검색대에서 버리고 가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기내 반입이 금지된 물품들을 공항에서 보관하거나 택배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는 다음달 1일부터 인천공항의 항공기내 반입 금지물품 처리절차를 압수·폐기에서 보관·택배서비스로 개선한다고 31일 밝혔다. 금지물품 보관 및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승객은 출국장 안에 마련된 전용접수대에서 물품보관증을 작성한 뒤 원하는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신청하면 인천공항 영업소를 운영하는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가 해당물품을 접수한 후 승객이 기재한 주소지로 보내거나 영업소에서 보관하다가 승객의 귀국일에 맞춰 돌려준다. 현재 출국장 대합실 양쪽에 설치됐던 택배영업소도 출국장 안으로 자리를 옮겨 출발 시간이 임박한 승객도 수월하게 서비스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국토부와 인천공항공사가 새로운 서비스를 마련한 데는 그 동안 승객들이 맥가이버 칼 등 생활공구류와 화장품 등 액체류 등 일상 생활용품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 불만을 토로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서는 고가의 생활용품을 포기하는 승객이 하루 100명을 넘어서고 그 과정에서 보안요원 간의 충돌도 빈번했다. 실제로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보유한 기내반입 금지물품에 대한 적발 건수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300만건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기존에도 택배나 항공사 위탁수하물 처리가 가능했지만 시간·비용부담으로 대부분 승객들이 개인물품을 포기해 왔다”며 “이번 조치로 연간 약 13만 명의 승객이 보관·택배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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