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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누가 2017년 대한민국의 ‘2030’ 청년에 가까울까. 통계청에 따르면 올 2·4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54만6,000명에 달한다. 일자리를 얻어도 끝이 아니다. 지난해 8월 기준 15~24세 남성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52.5%다. 상위 1%나 가능하다는 대기업에 들어간 정진씨가 예외다.
청년들의 삶이 부서지고 있다. 취업난을 넘어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는 연애와 결혼, 출산, 육아, 내 집 마련으로까지 이어진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도 청년을 옥죈다. 나 홀로 사는 청년들은 모든 걸 포기한 ‘N포세대’가 돼가고 있다. 청년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인 셈이다. 청년들이 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시장조사기관 HS애드에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의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 노출된 ‘청춘’ 관련 키워드 41억건을 분석해보니 ‘돈’과 ‘일자리’ ‘힘들다’가 상위권에 올랐다. ‘사랑’은 순위권(20위) 밖이었고 5년 전 1위였던 ‘희망’은 사라졌다. ‘힘들다’를 비롯해 ‘헬조선’과 ‘울다’ ‘파멸’ 같은 부정적 감성어 비중은 5년 전 26.2%에서 30.6%로 상승했고 ‘희망’ ‘좋다’ ‘열정’ 같은 표현은 54.9%에서 49%로 줄었다.
이는 현실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인 일하는 학교가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성남 지역의 만 34세 이하 혼자 사는 청년을 조사했더니 응답자 207명 가운데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이가 20.3%(42명)였고 ‘인스턴트 식품을 먹는다’는 답도 38명(18.4%)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사회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교육·사회구조 같은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영필기자 양철민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