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강사가 학생들에게 수백만원대 후원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학교 측이 다음 학기부터 해당 강사의 강의를 취소하고 추가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연세대와 재학생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 학교 스포츠레저학과 강사 A씨는 지난 학기 자신이 맡았던 수업의 한 수강생에게 기말고사 종료 직후 ‘연구 후원금’ 명목으로 200만원을 요구했다.
2주 후에 돌려준다는 A씨의 말에 학생은 “전 재산이 20만원”이라며 거부했다. 그러나 A씨는 “그럼 20만원도 괜찮으니 우선 20만원을 보내주고, 다른 친구나 선배들 알아봐서 180만원을 빌려서 200만원을 채워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A씨는 학생의 거부에도 계속 다시 전화하면서 집요하게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구를 받은 학생은 이 내용을 연세대생들이 모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티에 올려 폭로했다.
학교 측은 “학과 차원에서 진상조사에 들어갔고, 다른 학생에게서 빌린 돈이 있으면 모두 즉시 반환하도록 했다”며 “A씨의 모든 강의를 취소했고 앞으로 우리 학교에서 그 어떤 강의도 맡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교 소속 교수나 직원이 아니므로 지금까지 결정된 징계는 강의 배제 수준이지만, 학교가 부여한 지위를 악용해 ‘갑질’을 한 것”이라며 “형사 고발 등 추가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