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와 신속거치 인공판막. /사진제공=서울대병원
김경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글로벌 인공판막 업체 에드워드 라이프사이언스(Edwards Lifescience)의 ‘프록터’(proctor)로 선정됐다. 아시아 지역에선 처음이다.
프록터는 흔히 시험감독관 등으로 해석되는데 김 교수는 병든 판막을 제거한 뒤 신속거치(RD)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수술법을 전파·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지난해 대동맥판막 치환수술 등이 위험하거나 어려운 환자에게 국내 최초로 신속거치판막 수술을 시행, 올해 7월까지 42명의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를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김 교수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사들에게 새 판막수술법을 소개하고 교육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대동맥판막 질환자들에게 수술에 대한 불안을 없애고 많은 생명을 구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속거치 판막은 봉합과정 없이 삽입하기 때문에 심장정지 및 수술 시간이 절반으로 줄고 회복속도가 빠르다. 또 인공판막을 고정시키는 금속 프레임(신속거치장치)이 아래쪽에 있어 상행 대동맥 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 대동맥 수술과 동시에 삽입할 수 있다. 고령이거나 뇌신경계·폐 질환 등을 앓는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고령·동맥경화·고혈압·흡연 등의 이유로 판막 부위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고령인구 증가에 따라 환자 수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의 유병률은 10% 수준으로 추정되며 환자가 연간 15% 이상 늘고 있다.
대동맥판막은 심장과 대동맥 사이에 있으며 혈액이 좌심실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 준다. 이 판막이 좁아지면(대동맥판막협착증) 심장이 더욱 강하게 수축해 심장 근육 비대→심장 기능이상→호흡곤란·흉통·실신·심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칫 급사할 수 있으며 흉통·실신·심부전 같은 증상이 있으면 평균 생존기간이 1~3년에 불과하다.
상행 대동맥이 5㎝ 이상으로 늘어나 있거나 석회화가 진행돼 굳어 있으면 대동맥판막 치환 수술과 상행 대동맥 수술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들 고위험군에 전신마취 후 가슴을 열고 좁아진 대동맥판막을 제거한 뒤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현행 표준치료법(대동맥판막 치환 수술)을 쓸 경우 수술 시간이 길어진다. 그래서 심장을 정지시키고 인공심폐기를 사용하는데 고위험 환자에겐 위험하고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