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참여한 보수 학자 기관장 잇따라 사의표명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새 정부 출범후 물러난 기관장 4명으로 늘어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심의위원으로 활동했던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과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1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이사장이 월요일(지난달 31일) 간부 회의 시간에 이달 중 그만둔 뒤 다음 달에는 중앙대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이달 30일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도 이날 “이 원장이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관계자는 “9월에 신변을 정리하고 사임하겠다고 했지만 사직 시점을 9월로 못 박은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과 이 원장은 모두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학자들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이들이 의지대로 기관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나 자리를 지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했다. 결국 동북아역사재단의 김 이사장은 1년,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이 원장은 2년 남짓 임기를 남겨둔 채 물러나게 됐다. 이로써 새 정부 출범 이후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난 보수 성향 학자 출신의 기관장은 김정배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김용직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을 포함해 네 명으로 늘었다.

김 이사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중앙대 정치국제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정치학자 출신이다. 취임 당시에도 역사관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이 원장은 고대사 분야의 대표적 연구자로 경북대와 동국대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국사편찬위원, 문화재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9월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을 향해 “새파랗게 젊은 애들”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을 빚었다.

이들은 전 정부가 추진하던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 당시 편찬심의위원으로 참여했다. 편찬심의위원은 집필기준에 해당하는 편찬기준과 편수용어를 심의하고 집필진이 쓴 교과서 원고를 검토·심의해 수정·보완하는 역할로 교과서 편찬에서 비중 있는 자리였다.

/조상인·서은영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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