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체제 비판한 인공지능 채팅 메신저 폐쇄 조치당해/연합뉴스
중국의 인공지능(AI) 채팅 메신저가 중국 공산당을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조직으로 답했다가 폐쇄 조치됐다. 텅쉰(騰迅·텐센트)의 PC용 메신저 QQ가 운영하던 채터봇(Chatterbot) ‘베이비Q’(Baby Q)와 ‘QQ샤오빙’(小氷) 서비스의 운영이 최근 중단됐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채터봇은 구두나 문자 형태로 실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그간 중국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자가 학습 기능이 있는 이들 채팅 AI가 최근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반박하거나 정치체제를 비꼬는 답변을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베이비Q는 “공산당 만세”라는 메시지에 “당신은 이렇게 부패 무능한 정치가 그렇게 오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너는 공산당을 사랑하니”라는 물음에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QQ샤오빙은 “너의 중궈멍(中國夢·차이나드림)은 뭐니”라는 질문에 “내 중궈멍은 미국이민, 정말이야”라고 답했다. 중궈멍은 중국 현 지도부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건 슬로건이다,
중국 네티즌이 이를 두고 인공지능의 중국 민주화 봉기 사태라 지칭하면서 논란이 확산하자 텅쉰은 결국 지난달 30일부터 이들 서비스를 중단했다. QQ측은 ‘인공지능 서비스의 이용을 잠정 중단합니다. 구체적인 서비스 재개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라는 안내문을 올렸다.
베이비Q의 모체인 인공지능 로봇 샤오빙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했다. 지난 2014년 5월 중국에서 선을 보인 AI 가상 반려자 샤오빙은 지난 6월 자가 학습을 통해 시를 익혀 중국어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중국 IT전문매체 ‘IT즈자’(之家)는 지난 3월 중순 마이크로소프트와 텅쉰QQ의 합작으로, 샤오빙이 QQ 서비스에도 진출했다고 소개했다. 텅쉰QQ는 이후 샤오빙을 본 따 베이비Q도 독자 개발했다. MS의 빅데이터가 두 인공지능의 실시간 대화기능에 지원되면서 QQ샤오빙과 베이비Q가 각종 대화 주제에 중국의 현 정치상황에 직설적인 답변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명보는 일부 민감한 정보 때문에 이들 서비스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네티즌들이 “AI 봉기”, “프로그래머가 곧 사라지겠군”, “채팅 인공지능의 의도는 국가전복”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현재 QQ의 샤오빙은 실시간 채팅 기능만 폐쇄되고 날씨 예측, 문단 완성, 점성술, 대시(對詩·두 명이 번갈아가며 주고받는 시) 기능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텅쉰의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이 운영하는 샤오빙 서비스도 아직 폐쇄되지 않은 상태다. 웨이신 샤오빙은 “넌 QQ에서 막히지 않았니”라는 질문이나 “네가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엉뚱한 주제로 말머리를 돌렸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