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KAI)가 분식회계 수사 소식에 급락했다.
KAI는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보다 8,700원(16.57%) 하락한 4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5만2,200원에 거래를 시작해 횡보하던 주가는 오후 들어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 소식이 전해지자 급락세로 전환됐다. 장 중 20% 넘게 떨어졌다가 하락률을 일부 만회한 채 장을 마감했다.
검찰은 KAI가 경공격기 FA-50 수출사업의 이익을 선반영하거나 기동헬기 수리온 등 주력 제품의 부품원가를 부풀려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금융감독원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수사를 진행중이라는 소식에 이날 기관이 64만7,898주(306억3,000만주)를 내다팔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8,480억원이나 감소했다.
KAI는 지난달 중순 방산비리 수사가 시작된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타며 6만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4만원대로 30% 이상 빠졌다. 기업가치 훼손 등을 우려하며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져 이 기간 시가총액이 1조7,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검찰 수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분식회계 혐의가 입증되면 KAI는 기존 재무제표를 수정하고 회계상 부실을 일거에 털어내는 ‘빅 배스’(Big Bath) 단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KAI감사를 담당하는 삼일회계법인은 1999년 KAI설립 이후 항공산업 특성에 맞게 회계처리를 해온 만큼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KAI 경영진 비리에 대한 수사인 만큼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대응이 필요 없다는 판단이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