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객이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쇼핑도우미 로봇 ‘엘봇’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새 서비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유통업체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채널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는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롯데백화점은 최근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마케팅 부문 옴니채널 담당 산하에 ‘AI 태스크포스(TF)팀’을 신설했다. AI를 활용한 새로운 옴니 채널 서비스 전략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롯데백화점은 우선 올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추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추천봇은 고객의 질의나 문의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응대할 수 있는 로봇이다. 고객의 구매정보, 온라인 행동정보, 기타 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유행하는 패션상품을 제안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은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에 그동안 유통업계의 리더로서 축적한 노하우를 접목,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개인 융합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올 1월에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정식으로 TF팀을 발족했다.
추천봇 외에도 롯데백화점은 그동안 여러 가지 정보통신기술(ICT) 신기술을 자사 서비스에 접목했다. 지난 4월에는 로봇 쇼핑도우미 ‘엘봇’을 백화점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엘봇은 말하고 움직이면서 고객에게 다양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이다. 엘봇은 서울 명동 본점에 위치한 유명 식음료(F&B) 매장을 고객에게 추천하는가 하면 3차원(3D) 가상 피팅 서비스와 픽업데스크 이용 방법도 소개한다. 아울러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는데, 외국어 통역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고객은 간단한 터치 만으로 해당 직원과 영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에는 ‘쇼핑과 ICT의 결합’을 테마로 ‘스마트쇼퍼’, ‘가상 피팅 서비스’ 등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부터 분당점 식품매장에 업계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쇼퍼는 고객이 식품 매장에서 카트나 바구니 없이 단말기로 구매하고 싶은 상품의 바코드만 찍어 쇼핑할 수 있게끔 설계한 서비스다. 롯데멤버스 회원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5일부터는 노원점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본점에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도입하며 고객체험형 매장 확대에 돌입했다. 3D 가상 피팅 서비스는 디지털 거울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편리하고 재미있게 피팅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3D 가상 피팅 서비스를 사용하기에 앞서 고객은 디지털 거울을 통해 신체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으며, 매장에 가지 않아도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 상품의 가격, 색상 등 상세정보도 쉽게 확인된다.
같은 해 7월에는 국내 최초로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본점에 설치, 고객의 발사이즈를 3D 기술로 측정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개별 고객의 발 모양에 적합한 신발을 추천하거나 수제화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3D 발사이즈 측정기’는 본점, 잠실점, 영등포, 평촌점 등 4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김명구 롯데백화점 옴니채널담당 임원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한 유통 환경 조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유통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