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급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오는 6일부터 이틀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다자외교 무대에 첫 등판을 한다. 특히 7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남북이 동시에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 무대인 만큼 강 장관이 연이은 무력도발을 하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공조를 이끌어 낼지가 데뷔전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강 장관은 6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 7일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ARF 외교장관회의 등에 각각 참석한다. 강 장관은 미국과 중국·일본 등 주요국 외교부 장관과 아세안 국가 등 총 15개국과 양자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미사일 대응을 위해 한미일 외교장관의 별도 회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강 장관의 임무는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한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것이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중국·러시아가 미국과 한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강 장관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강 장관의 성적표는 ARF 의장 성명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북한이 그런 도발을 계속하지 않도록 하는 입장은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같다”며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지난번 대통령이 베를린 연설에서 밝힌 부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