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초점] ‘개콘’ 전성기 멤버 효과, 장동민과 함께 ‘입질’ 올까

대한민국 공개코미디의 산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900회 특집 이후로 파격적인 변화를 꾀했다. 대표적으로, 과거 전성기를 이끌었던 ‘개콘’ 출신 개그맨들의 복귀다.

/사진=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 캡처


1999년부터 방송을 시작한 ‘개콘’은 어느덧 근 20년의 역사를 자랑하게 됐다. 초창기 선배 개그맨 전유성, 김미화, 김지선, 백재현이 이끌며 심현섭, 김영철, 김대희, 김준호, 김지혜 등이 신인으로 함께 시작한 ‘개콘’은 파일럿 때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인기 절정에 오른 ‘개콘’은 한때 시청률 30%에 육박하기도 했다. 강성범, 박성호, 김기수, 안상태, 박준형, 정종철, 이수근, 김병만,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 강유미, 안영미, 김현숙, 박휘순, 신봉선, 김지민, 박나래, 신보라, 오나미, 허경환, 윤형빈, 유민상, 문세윤, 김준현 등 걸출한 스타도 양성했다.

하지만 이 ‘전성기’가 지난 후, 약 3년 전부터 ‘개콘’에는 ‘위기’, ‘침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다수의 인기 개그맨들이 ‘개콘’을 졸업한 후 신예들과 새 PD가 이끄는 ‘개콘’은 시청률 면에서나 화제 면에서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MBC, SBS처럼 타 지상파 개그 프로그램들이 잇따른 폐지와 부진을 겪으며 ‘개콘’ 역시 위기에 직면했고, 존재감마저 희미해질 무렵 900회를 맞았다. 그리고 프로그램 내부에서도 ‘시청자 되찾기’를 위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자는 움직임이 일어 김대희, 신봉선, 강유미, 박휘순, 안상태, 박성광, 김지민이 복귀에 나섰다.

강유미는 ‘돌아와윰’이라는 코너로 애잔한 블랙코미디로 웃음을 줬다. 김대희와 신봉선은 ‘대화가 필요해 1987’ 코너로 ‘대화가 필요해 1987’ 프리퀄 버전을 소개, 한층 무르익은 연기력과 호흡을 뽐냈다.


‘봉숭아학당’ 코너에서는 박휘순이 ‘프로듀스 101’ 속 장문복을 패러디한 ‘장오복’ 캐릭터를, 안상태가 ‘안공식’ 캐릭터를, 박성광이 ‘혼자남’ 캐릭터를, 김지민이 ‘싼 티나’ 캐릭터를, 강유미가 자연인 ‘신도시’ 캐릭터를, 신봉선이 ‘신봉선녀’ 캐릭터를 새롭게 선보이며 노련하게 웃음 사냥을 했다.

하지만 시청률 수직상승을 기대하기엔 일렀던 것일까. 원년 멤버 복귀 후 첫 방송인 지난달 2일 시청률은 7.7%(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였으며, 23일에는 7.5%로 10년간 자체 최저시청률까지 남겼다. 최근 30일 또한 7.6%로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렇다고 당장 부진한 성적표에 좌절하기는 이르다. 보통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자리 잡기까지 최소한 3개월은 두고 봐야 한다. 현재는 연일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중인 JTBC ‘효리네 민박’이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이다. 12회로 제작된 ‘효리네 민박’은 9월 말까지 방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이후 시청률 반등을 기대해 볼 법하다.

개그맨 장동민 /사진=서경스타 DB


과거 영광의 재현이 아직까지는 마냥 긍정적이기 보다 의구심이 큰 게 사실이다. ‘리얼리티 예능’과 ‘1인 방송’이 만연해진 트렌드에서 더 이상 시청자들은 ‘작위적인 웃음’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웃음의 패러다임이 바뀐 실정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개그 프로’의 명맥을 놓을 수도 없는 ‘개콘’ 측은 딜레마에 처했다.

확실히 전성기 멤버들의 귀환으로 ‘개콘’만의 ‘똘끼’와 ‘창의성’을 어느 정도 찾은 것 같다. 근 3년간의 ‘개콘’은 정형화된 틀 안에서 안정적인 공식의 웃음을 유발하는 정도에 그쳤다. 소위 카타르시스가 없었다. 현재는 억지로 유행어를 주입시키려 들기 전, 예상치 못한 ‘골 때리는’ 공격을 가하던 예전 ‘개콘’의 색깔을 되찾은 듯하다.

특히 이번 6일 방송부터는 ‘대화가 필요해 1987’ 코너에 장동민이 출격한다. KBS 공채 개그맨 황금기수인 19기 중에서 핵폭탄급 웃음을 담당했던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이다. 한 달간의 몸풀기 기간을 거친 후 맞이하는 이번 주 방송부터가 ‘개콘’의 부활을 점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콘’에 과거 멤버들의 지원사격이 시청률 회복을 가져올 수 있을지, 신예들에게는 감을 일깨우는 실질적인 효과로 작용할지 관심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겠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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