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6월 말보다 31억9,000만 달러 늘어난 3,837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올해 6월(3,805억7,000만 달러)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역대 최대 규모를 갱신했다. 이로써 올해 1~7월 동안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126억5,000만 달러 늘었다. 국가의 비상 외화자금인 외환보유액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어난 데 더해, 달러화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을 달러화로 계산한 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7월 한 달 간 유로존과 영국, 일본, 호주 등 주요국의 통화가치는 모두 달러화에 비해 올랐다. 지난달 유로화와 파운드화, 호주달러화는 달러 대비 각각 2.7%, 1.0%, 3.9% 상승했다. 특히 유로화는 올해 들어 7월까지 달러화 대비 12% 오르면서 지난달 31일 기준 유로/달러 환율은 1.1832달러까지 상승,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같은 기간 95.6에서 92.9로 2.9% 떨어졌다. 5개월 연속 하락이다.
7월 말 기준 보유 외환을 형태별로 보면 전체의 92.4%인 3,545억5,000만 달러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 증권 등 유가증권 형태다. 한 달 사이 22억9,000만 달러가 늘었다. 우리나라가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둔 현금성 예치금은 193억8,000만 달러로 전 달보다 6억2,000만 달러 감소했다. 예치금 규모는 한은이 외자를 투자 운용하는 과정에서 월말 잔액을 집계할 때 일시적으로 증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은 32억9,000만 달러로 2억9,000만 달러 늘었고,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은 17억3,000만 달러로 2,000만 달러 줄었다.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하는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 달러로 7월에도 변동이 없었다.
6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 달과 같은 세계 9위 수준이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이 3조568억 달러로 한 달 사이 32억 달러 늘어나 1위를 지켰다. 뒤를 이어 일본이 1조2,498억 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스위스(7,724억 달러)와 사우디아라비아(5,007억 달러), 대만(4,419억 달러), 러시아(4,122억 달러), 홍콩(4,080억 달러), 인도(3,865억 달러) 순으로 역시 전 달과 같았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