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육지 속 섬 ‘물돌이 마을’ 여름 밥상 소개



3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육지 속 섬 - 물돌이 마을 여름 밥상’ 편이 전파를 탄다.

▲ 육지 속 섬, 강은 풍요이고, 아픔이었다 - 무주 앞섬마을

소백산맥을 따라 흐르는 금강 상류에 위치한 무주읍 내도리, 그곳엔 강물이 휘돌아 가는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 있다. 삶의 터전이었던 강에서 해오던 오리치기의 추억은 즐거움을 더했고, 배가 아니면 오갈 수 없었던 마을 사람들에게 배사고의 아픔은 그들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 금강에서 잡힌 빠가사리(대농갱이)로 만든 어죽은 이 마을의 대표 음식! 입을 감싸는 부드러운 어죽과 고소한 맛을 가진 닭알탕는 입맛을 돋우는데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내도(內島)리, 말 그대로 내륙의 섬 앞섬 마을에서는 지금도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은 강과 함께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 삶은 팍팍했어도 마음은 흐르는 강물 같았으니 - 임실 구담마을


섬진강 상류, 산 깊은 곳에 물돌이가 품은 그림 같은 임실 구담마을이 있다. 풍경은 그림 같지만, 산과 물로 둘러싸인 마을의 삶은 늘 팍팍했다. 유일한 살림 밑천은 산에서 얻은 닥나무와 강에서 잡은 다슬기가 전부. 온종일 가마솥을 지키며 닥나무 삶던 시절은 이제 가버린 옛 추억이 됐지만, 닥나무잎 튀김에 보리쌀 뜨물 받아 만들던 떡과 여름 강에서 얻은 다슬기로 끓여낸 생떡국까지, 흐르는 물처럼 순하게 살아온 강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밥상을 채운다.

▲ 산 너머 강, 길을 잃고 인생을 만나다 ? 봉화 물돌이 오지마을의 노부부 이야기

앞에는 강이 흐르고 뒤로는 산이 막아 오갈 데 없어 발이 묶인 오지, 낙동강 상류 명호면 깊은 곳에 외딴집 한 채. 사람의 발길을 쉬이 허락하지 않는 그곳에는 욕심 없이, 거스름 없이 살아온 부부가 있다. 이곳에 정착한 뒤 한 번도 마을을 떠나본 적이 없다는 부부. 외딴집 옆에 있는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엔 형, 다른 한쪽엔 동생이 살고 있다. 바닥이 보일정도로 맑은 강에서 은어를 잡던 기억은 형제에게 생생하기만 하다. 외딴집에 오랜만에 찾아온 고향 사람들과 함께 차린 말린 은어로 육수를 낸 은어건진국수와 담백한 은어구이, 불에 구운 국수꼬리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지 않으면 나갈 수 없었던 오지마을, 그곳에서 반평생 강을 끼고 살아온 부부의 오지마을 삶의 지혜를 만난다.

▲ 낮은 곳으로 향하는 물길, 더 넓어지고 깊어지다 ? 바닷가 물돌이, 영광 백수마을

영광에는 와탄천 끝자락에 바다를 막아서 생긴,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 낸 물돌이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바다를 간척해서 일군 논에는 쌀이 곧게 자라고 있고, 그 앞으로는 바다가 이 마을을 안고 있다. 안으로는 민물, 바깥으로는 바닷물이 흐르는 독특한 지형을 가진 이 마을에는 물때가 되면 갯벌에 행자가 빨갛게 꽃처럼 피어 있다. 어려웠을 때, 먹을 것이 없어서 뜯기 시작했던 행자와 농게는 마을 사람들에게 중요한 먹거리가 되어주었다. 양념에 비벼 먹는 행자밥과 한 접시만 놓아도 밥 한 그릇 뚝딱 사라지게 만드는 농게장! 간척지가 생기고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더 많다는 백수마을 사람들, 그 안에서 만난 인생을 맛본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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