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4일 ‘빅데이터통계연구반’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빅데이터연구반은 지난해 7월 설치된 ‘국민계정연구반’의 후속 연구를 담당하기 위해 생긴다. 국민계정연구반은 우버와 에너비앤비 등 공유경제가 국내 경제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로드맵을 완성했다. 연구를 이어받아 빅데이터연구반은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쌓이는 빅데이터를 처리·분석하는 기법을 연구하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나선다.
빅데이터 통계는 전 세계적으로도 ‘핫(뜨거운·Hot)’ 한 화두다. 빅데이터는 SNS와 판매점의 거래 내역, 사물인터넷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자료가 빠르게 축적되는 대용량의 자료를 말한다. SNS 자료는 일정한 형태는 없고 불규칙적이지만 짧은 기간 내의 소비패턴이나 경향을 알 수 있다. 거래내역이나 사물인터넷 자료는 형태가 정해져 있어 상대적으로 활용성이 높다. 빅데이터는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어 시의성이 높고 업종과 성·연령, 소비 패턴 등 세밀한 통계를 얻을 수 있다. 반면 대표성이 부족하고 편향된 정보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은 단점이다.
국제기구나 선진국 통계기관들은 빅데이터가 가진 한계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높게 보고 활용을 늘려가는 추세다. 국제연합(UN) 통계위원회가 2014년 제45차 총회부터 빅데이터를 정식의제로 다루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통계기관들도 이를 활용하는 중이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판매점의 거래내역 자료를 가계소비지출 통계를 작성하는데 부분적으로 활용하고 있고 노르웨이와 스위스, 네덜란드는 판매점 거래내역을 소비자물가(CPI)에 직접 반영하고 있다. 영국과 벨기에는 전력과 가스, 수도 분야에서 스마트미터로 측정된 자료를 이용해 건물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계도 시험적으로 내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나타난 의견을 이용하는 소셜미디어지수(SMI)도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빅데이터가 가진 한계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디지털 경제와 변하는 통계환경 때문에 잠재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우리도 국민계정과 물가통계, 경제심리지표 등에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장·단기 업무계획을 수립해 다각도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