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4차 산업 펀드' 장밋빛만?

로봇·자율차 ETF 등 줄줄이 출시
"IT고점, 하락기 염둬해야" 우려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관련 펀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애플 등 국내외 대형 정보기술(IT) 관련주의 상승세에 더해 인터넷기업·로봇·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차세대 IT 산업도 전망이 밝다는 이유다. 다만 IT 업종의 고점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내로 로봇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로보틱스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업 중에서도 제조업·서비스업·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로봇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삼성자산운용은 올 들어서만 사이버보안·센서 관련주 등에 투자하는 ‘삼성픽테시큐리티’ 펀드와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삼성픽테로보틱스’ 펀드를 출시했고 지난달 27일에는 ‘삼성픽테4차산업 글로벌디지털’ 펀드를 출시해 4차 산업혁명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KB자산운용도 이달 중 애플·페이스북·삼성전자 등 4차 산업혁명 주도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를 선보일 계획이다. ‘KB그로스포커스’ 펀드 등의 IT 종목 편입 비중을 높이는 등 4차 산업혁명 투자를 늘려왔지만 아예 4차 산업혁명 펀드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투업계에도 최근 4차 산업혁명 ‘붐’이 확대되고 있다. 동부자산운용은 지난 6월 자율주행차에 투자하는 ‘동부글로벌자율주행’ 펀드,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동부글로벌로보틱스인덱스’ 펀드를 내놓았다. 자율주행차 관련주에 집중하는 상품은 동부글로벌자율주행 펀드가 국내 최초다.

지난달 말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TIGER모닝스타글로벌 4차산업혁신기술’ ETF가 상장됐다. 미래에셋운용은 “전 세계 4차 산업혁명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는 국내 최초”라고 설명했다. 마이다스자산운용의 ‘마이다스4.0차세대유망 목표전환형’ 펀드도 설정됐다. IoT·자율주행·인공지능(AI)·로봇·스마트공장 등 관련 종목에 투자해 목표수익률 5%를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돼 수익률을 지킬 수 있는 상품이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도 4차 산업혁명에 투자하는 랩 상품을 줄줄이 선보였다.

국내 출시된 전체 IT 펀드의 과거 5년 수익률은 66.16%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에서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엔비디아·구글)’을 중심으로 한 IT 대형주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 등 미국 IT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하고 한국 역시 마찬가지”라며 “펀더멘털이 탄탄해 IT 업종의 상승세가 여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고점 우려도 제기된다. 한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개인투자자들까지도 선물 투자에 나서는 등 과열 기미가 보인다”며 “미국의 IT 업종 상승도 이미 5년째 이어진 만큼 하락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주희·박시진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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