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여성 호르몬 농도 따라 '시험관 아기' 유산율 엇갈려

혈중 프로게스테론 25ng/㎖ 위·아래로
18주 임신유지율 98% vs. 42% 큰 격차

김용진 고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


시험관 아기 시술 후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의 혈중 농도가 25ng/㎖ 이하인 여성은 조기 유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고려대 구로병원에 따르면 산부인과 김용진·신정호 교수팀과 구승엽 서울대병원 교수팀은 시험관 아기 시술 이후 조기 유산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시험관 아기 시술로 임신을 했지만 2회 이상 원인불명의 유산을 경험한 148명에게 다시 시험관 아기 시술을 했다. 이어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첫 혈액검사 때(과배란 난자채취 14일 뒤) 프로게스테론의 혈중 농도를 함께 측정하고 임신 18주까지 임신 유지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혈중 생식선 자극 호르몬(β-hCG) 농도가 126.5mIU/㎖를 웃돌고 혈중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25ng/㎖을 넘는 50명은 임신 유지율이 98%에 달했다. 반면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126.5mIU/㎖ 이하이거나 혈중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25ng/㎖ 이하(98명)면 임신 유지율이 41.8%에 그쳤다.

김 교수는 “프로게스테론은 산모의 자궁·유방·뇌와 태아 성장에 영향을 미쳐 임신 유지에 중요한 작용을 하지만 지금까지 수치화된 기준이 없어 조기 유산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해왔다”며 “혈중 프로게스테론 농도 25ng/㎖를 조기 유산의 명확한 기준으로 제시할 수 있게 돼 치료와 후속 연구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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