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56분간의 전화통화에서 여섯 차례나 입에 올린 말이다. 대북 문제를 비롯한 양국 간 현안에 대해 문 대통령이 대화를 주도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반대 의견 없이 이같이 추임새를 넣으며 호응했다고 한다. 대화 도중에는 “한국은 미국의 훌륭하고 위대한 동맹이자 동반자”라고 치켜세워주기까지 했다.
그러나 기업인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뼛속까지 비즈니스맨이었다. 두 정상 간 통화가 3분의2 정도 지날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미국은 한미동맹을 위해 막대한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다며 돈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자국이 한국에 대해 막대한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앞세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이 필요하다고 압박을 가했다. 한국의 안보와 미국의 경제이익을 한 테이블에 놓고 협상하자는 빅딜 시도로 풀이된다. 한반도 전쟁을 막자는 문 대통령 앞에서 장사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나라가 증액하려는 국방비 지출 중 상당액을 미국 첨단무기를 사는 데 사용할 것이어서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멈춰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에 대해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안보와 경제 문제가 함께 다뤄지는 빅딜 형태가 되면 우리 국익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는 경제 문제대로 따로 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