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제주도에 설치된 하루 10톤의 기름을 생산할 수 있는 폐 플라스틱 열 분해 플랜트를 에코크레이션의 직원이 살펴 보고 있다. /사진제공=에코크레이션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열 분해하여 원유를 뽑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환경기술 기업인 에코크레이션(대표 전범근)은 플라스틱을 열분해해서 기름을 추출하는 열분해 플랜트를 개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플라스틱을 우리나라 전통 아궁이의 원리를 적용해서 외부에 간접열을 가해 350~480도의 저온에서 장시간 끓여주게 되면 플라스틱이 점차 물처럼 바뀌다 가스가 되어 증발된다. 이 증발되는 가스들을 모아 차가운 냉각수 파이프안을 지나게 하여 응축하면 기름이 추출되는 원리다. 하지만 이렇게 추출된 기름은 깨끗하지 않다. 플라스틱 가공 과정에서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가서 불순물이 잔뜩 섞인 기름이 나온다. 이 첨가물이 열분해로 기름 추출할 때 왁스로 변한다. 파라핀 계열의 끈적끈적한 왁스가 기름과 섞이면 못쓴다.
이 때 불순물을 정제하여 최대한 원유에 가까운 기름으로 생산하는 것이 에코크레이션의 가진 핵심 기술이다. 에코크레이션은 다년간의 노력 끝에 기름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촉매를 발명했다.
렇게 생산한 기름은 디젤기관이라 발전기 연료, 산업용 보일러 연료로 쓸수 있다. 또 미국, 싱가포르, 일본, 태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 다양한 지역에 플랜트를 설치해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플라스틱 열분해 플랜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폐 플라스틱을 투입하고, 액상 촉매, 염화 수소 중화제, 코킹 방지제를 투입한다. 질소 발생기를 가동하고 버너를 켠다. 버너가 가동되면, 촉매탑에서 개질된 분해가스가 냉각기, 가스 세정탑을 거쳐, 기름 탱크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가스 중 쓸 수 있는 가스는 가스 포집 탱크로 이동해서 공정 연료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냄새를 없애는 환경 처리 공정 후에 배출된다. 최종 생산된 오일은 정체탑을 거쳐서 더욱 깨끗한 오일로 가공된다.
에코크레이션이 개발한 플랜트는 용량에 따라 하루 1톤에서 100톤까지 기름을 생산할 수 있다. 플랜트는 전환율이 80%에 이른다. 플라스틱 110만 톤을 88만 톤의 원유로 바꿀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연간 600만 톤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대부분 버려지고 있지만 부식되지 않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중 일부라도 원유로 재활용할 경우 환경 보호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간 유화 대상 폐플라스틱 량은 130만 톤 정도로 이중 절반을 유화하면 4,388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
현재 열분해 플랜트의 최대 생산지는 중국으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계는 불순물이 잔뜩 들어있는 못 쓰는 기름을 추출하는 장비일 뿐이다. 왁스가 기름에 섞여 나오면 상온에서 금방 굳어버리기 때문에 기름으로 사용하기 직전에 다시 녹여서 사용해야 한다. 사용하더라도 기름이 투입되는 노즐이나 배관을 막아 버려 내부에 압력이 걸려 폭발의 위험이 생긴다. 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중국 장비를 들여와 사용하다가 2~3개월 가동 후 못 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더구나 다른 나라의 열분해기는 폭발의 위험이 있다. 이는 직접적인 열 가열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코크레이션은 우리나라 전통 아궁이 방식에서 착안해서 입구에 통로를 만들어 뜨거운 공기로 열분해기 본체를 가열하기 때문에 안전이 극대화 했다. 또 각종 안전 밸브 및 질소가스 치환방식을 적용해서 안정성을 크게 올렸다.
에코크레이션은 그 동안 페트병·캔 자동 압축 분리 회수기, 유기성 폐기물 자기장 처리기 등을 개발했다.
전범근 에코크레이션 대표는 “기술개발이 완벽하게 끝나 이제 시장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내 여러 곳에서 도입해서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폐자원을 재활용해서 기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